물 말랐던대청호 홍수에 孝者노릇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봄가뭄이 대홍수를 피하게 하는 효자가 될 줄이야….』 중부지역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청호의 엄청난 담수능력 덕분에 큰 화를 면한 충남지역 주민들은 애간장을 녹였던 지난 봄의 가뭄에 오히려 감사해 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충청지역을 비롯, 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북한강 유역의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이 늘어난 엄청난물을 방류하는등 위기를 맞은 것과는 달리 대청호의 담수능력은 안전했다.
대청댐하류지역의 대전,금강변의 연기.공주.부여.논산.서천지역과 인근 충북청원군문의면 일대 주민들은 이번 비로 대청댐의 범람을 우려했으나 무사히 넘어간데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청댐 상류지역의 강수량은 옥천 2백18㎜,보은 1백86㎜,영동 85㎜,전북쪽의 진안 1백14㎜,무주1백4㎜여서 상당한 양의 물이 댐에 유입됐다.
그러나 이같은 집중호우에도 대청댐의 현재수위는 67.2로 만수위 76.5보다 9.3가 모자라고 위험수위인 80에 12.8나 못 미치고 있다.
댐의 물도 총 담수능력 14억9천만의 절반가량인 7억5천1백50만에 불과해 오히려 물이 부족한 상태다.
대청댐에는 현재 상류지역에서 초당 8백20의 많은 양이 유입되고 있으나 방류량은 평소와 다름없는 14.8이다.
이처럼 대청댐이 타지역의 댐과는 달리 긴급방류를 하지 않고도수해를 모면한 것은 금년 봄가뭄으로 이번 비가 내리기 직전의 담수량이 6억3천3백만으로 적었던데다 수위도 60.57까지 내려갔던 것이 원인이다.
대청댐은 앞으로 계속 비가 와도 5억~6억여의 물을 더 담을수 있어 충청지역 주민들은 올해 물난리를 겪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느긋한 심정이다.
[大田=金賢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