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첨단로봇 기술 경쟁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모하비 사막에서는 미국 고등국방연구계획청(DARPA)이 100만달러를 내걸고 주최한 이색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렸다. 운전자는 물론 원격조종 장치도 없이 순수하게 무인 로봇자동차의 힘으로 400㎞ 사막을 횡단하는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카네기멜론대 로봇연구소 등 15개 참가팀 로봇자동차 모두 10㎞도 못 달리고 모래구덩이에 빠지는 바람에 우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다가올 무인 자동차 시대를 예고하는 대회였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들은 평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3일자)는 과학기술 특집에서 로봇 자동차와 함께 노약자.장애인 간병 로봇, 청소 등 가사 도우미 로봇 등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로봇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수년 앞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최근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보고서도 앞으로 3년 안에 가정용 로봇이 산업용 로봇의 성장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 아이로봇사가 내놓은 로봇 진공청소기 룸바가 20만대나 팔리는 등 가정용 로봇 판매는 2006년까지 10배로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가정용 로봇산업이 경제적 측면에서도 현재 80만대(약 56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산업용 로봇을 밀어내게 된다.

혼다.미쓰비시와 같은 민간 기업들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연구기관들도 가정용 로봇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2000년 처음으로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Humanoid) 아시모를 개발한 혼다 등 일본 기업들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1일 사람을 보조해 고된 일을 하거나 노약자를 돌볼 수 있는 두 종류의 '파트너 로봇' 시제품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2010년까지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위험한 현장 업무를 대신하는 등 사람의 일을 돕는 인간보조용 로봇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간형 로봇 '큐리오'를 선보였던 소니도 사람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5년 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베코.보슈 등 세계 상용차업계도 물류운송비 절감을 위해 고속도로 위에서 화물차의 선두차에만 사람이 타고 뒤차는 거리탐지센서.자동제어장치 등이 부착된 무인 트럭들로 구성한 로봇 화물차선단 운영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교통부는 1997년에 이미 고속도로상에 9만2000개의 유도 자석을 설치해 수십대의 무인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도입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