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가이드] 1. 美 대입준비는 高1부터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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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주부 박영희(49)씨가 두 아이의 유학을 위해 미국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얻은 생생한 정보와 경험담을 연재한다. [편집자]

미국 코네티컷의 한 사립학교 12학년인 P군은 지난해 말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미국 남부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에모리대의 조기 특차전형에 합격한 것이다.

P군은 초조하게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동급생들과 달리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AP)을 미리 배우며 느긋하게 마지막 고교 생활을 즐기고 있다. 친구들에 비해 2~3개월 먼저 대입 준비에 나선 덕분이다.

미국 대학의 특차지원은 11월에 원서가 마감된다. 발표는 12월 중순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서를 비롯한 각종 입학지원서류는 새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준비해야 한다.

말하자면 12학년(우리의 고3)에 들어가면서 원서를 쓰는 셈이기 때문에 11학년(고2) 말 입학을 위한 준비를 대충 갖춰야 하는 것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뒤 점수에 따라 대입 원서를 쓰기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고3 수험생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렇게 볼 때 11학년 여름방학은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학업 면에서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고 미래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대입은 수능에만 의존하는 한국의 대입 시스템과는 다르다. 미국 대학의 입학사무처에는 40~150명가량의 입학사정관이 상주한다.

이들은 각 고교를 순회하면서 대학을 홍보하는 한편 학생들과 면담하고 학교를 찾는 지원 학생들의 교내 투어도 맡는다. 신입생의 원서를 읽고 사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입학을 결정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입학사정관들이 학생 선발시 고려하는 것은 다양하다.

학생의 내신성적과 SAT성적, 과외활동 기록과 에세이, 교사 추천서와 독특한 재능, 인터뷰를 비롯해 각 대학에서 학교의 특성에 맞게 정한 입학 요건을 다각적으로 고려한다. 학생을 입체적이고 정밀하게 관찰하면서 사정에 임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정에서 과외활동이나 개인적인 특성이 고려되는 만큼 SAT 성적만이 합격을 좌우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 고등학교 전 학년의 성적이 참고되고 고교시절의 모든 교내외 활동기록이 검토된다.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하려는 P군의 경우도 축구부 주장 등으로 활동해 온 것이 반영됐을 것이다.

결국 미국 대입 준비는 고교 입학 때 시작되는 것이다.

박영희 가정주부

◇약력=경기여고 ▶이화여대 영문과 ▶일본항공.영국항공 근무 ▶이화여대 대학원(영문과) ▶부천대서 영어교육론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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