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 예비선생님들 주최 예비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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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수학시간에는 항상 잠만 오지/열대우림 기후 속에 살고 있나/수학선생님과 졸음 또 시험은 왜 늘 붙어 다녀/무슨 공식이야….햇빛 눈부신 날에 공부해 봤니/비 오는 날보다 더 잘돼/특히 열린학교 수학반은 더 잘돼/흔한 수학시간들과 비교가 안돼…」. 지난달 31일 국민대에서 열린 「신나는 열린학교」 입학식.인기 보컬그룹 REF의 「이별공식」 가사를 바꿔 예비선생님들이 「수학공식」이라는 반가(班歌)를 부르자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수학을 정말 재미있게 가르쳐 줄테니 제발 「거꾸로 보는 수학반」으로 와 달라는 「애교」다.
상명여대와 국민대 사범대 학생 35명이 함께 마련한 이 열린학교에는 수학반 외에도 「함께 하는 이야기반(국어)」「나도 한마디 헬로우반(영어)」「어기영차 어영차반(체육)」등 네개반이 있다. 서로 자기반으로 와 달라는 선생님들의 선전공세에 사뭇 기분 좋은 표정으로 귀 기울이던 학생들은 제1,제2지망을 써 낸 뒤 반배정을 받았다.청바지.반바지 차림으로 30명의 학생들과 한데 어우러져 손뼉치고 노래부르는 교사들은 누나 같 고 오빠 같기도 해서 학생들과 잘 구분되지도 않은 채 모두들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종이에 그린 돼지머리와 복숭아.자두를 차려 놓고 술 대신 오렌지주스로 음복(飮福)하면서 고사지낸 학생들은 축문에 적은 「밥먹듯이 지각.결석하는 게으름 귀신,무한경쟁 조장하는 교육관료귀신,재미없다 밥맛 없다 불평하고 투덜거리는 투덜이귀신」들을 죄다 촛불로 태워 버린 뒤 별나고도 흥미진진한 입학식을 끝냈다.
학생보다 교사가 더 많은 이 신나는 학교 학생들은 5일까지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수업외에도 성교육,역사신문 만들기,떡볶이.김밥.화채.빈대떡 등을 직접 만들어 먹는 「나도 요리사」등의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와 공부의 새로운 맛.멋을 익힌다.
서울지역 사범대학 학생대표자협의회가 이번 방학에 여는 「열린학교」는 모두 6곳.서울대(7~10일),성균관대(1~5일),성신여대(3~5일),이화여대(1~4일),한국외대(7~11일) 등이다.2백여명의 예비교사들이 주로 중학생으로 짜여 진 예비제자들을 지도하며 사범대 교육과정에서 부족한 교육실습을 보태고 좀더 건강한 교사상도 가다듬는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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