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벽에 봄을 붙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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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레터링 스티커. 카페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사진上>.
칙칙폭폭 스티커. 아이 방이 동화나라처럼 바뀐다<사진下>.

봄이 벽을 타고 온다. 요즘 유행하는 스티커 벽지 말이다. 1만~3만원 정도면 거실·안방의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주부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스티커 벽지는 제작이 간편한 편이어서 최신 유행을 반영한 신상품이 계절마다 수백 가지씩 쏟아져 나온다. 수입 스티커 벽지도 인터넷 쇼핑몰에선 유행이다. 가전이나 현관문, 주방·욕실 타일에는 시트지를 붙이면 새 기분을 낼 수 있다.

◇거실·안방은 큼직한 무늬 스티커를=최근 가장 잘 팔리는 스티커 벽지는 꽃무늬다. 그것도 한 송이가 어른 얼굴의 두 배 정도 되는 큼직큼직한 무늬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색깔도 진분홍·오렌지처럼 선명하고 화려하다. 인터넷 쇼핑몰 월아트(www.wallartshop.co.kr)의 설재욱 사장은 “그만큼 요즘 인테리어 취향이 과감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실·안방에 미처 포인트 벽지를 못했다면 스티커 벽지가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작은 스티커를 여러 개 붙이면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큰 무늬의 스티커를 2~3개 붙이는 것이 낫다. 어른 키 정도 되는 나무 한 그루 무늬도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이다. 봄 냄새가 물씬 나면서 시선을 확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꽃무늬 스티커는 5000~9000원 정도에, 나무 무늬 스티커는 3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스티커 벽지는 시트지와 달리 종이 벽지 위에 붙였다 떼어내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계절 냄새가 강한 디자인을 택해도 다음 계절에 이를 바꿀 수 있다. 포인트 스티커는 흰색·크림색 같은 깔끔한 벽에 시공해야 예쁘다. 벽지가 이미 강렬한 색깔이라면 검정·남색에 실루엣만 강조된 디자인을 고른다.

깔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선 ‘레터링 스티커’가 유행이다. 예쁜 글씨체의 영어 문구를 프린트한 스티커다. 단순한 무늬의 벽지 위에 세련된 포인트가 된다. 유리창이나 욕실 거울에 붙이면 카페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인터넷 쇼핑몰에 미리 주문하면 원하는 문구를 프린트해 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아이 이름을 넣어 제작하는 것도 좋다. 1만~2만원대. 아이들 방 벽엔 큼직한 무늬보다는 손바닥만 한 무늬의 스티커를 여러 개 붙여 생동감을 내는 것이 좋다. 크기가 다른 나비 여러 마리가 줄지어 날아간다든가, 고양이 서너 마리가 뛰어 노는 모습을 연출하는 식이다. 아직 글을 떼지 못한 아이라면 한글 모양, 영어 알파벳 모양, 숫자 모양의 스티커를 알록달록 붙여 재미를 느끼게 해 줘도 좋다.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다. 보통 3만원 미만.

◇오래된 가전, 고광택 시트지로 변신=최신 와인색 냉장고가 부러워 구식 흰색 냉장고를 쥐어박아 본 적이 있는가. DIY(스스로 제품을 조립해 만드는 일) 고수들 사이에선 고광택 시트지를 활용한 가전 리폼이 인기다. 펄이 섞여 광택이 자연스러운 시트지인데, 최신 가전의 패턴을 그대로 흉내내 나온 것도 많다. 커다란 꽃무늬나 다마스크 무늬가 가장 인기다. 색깔은 펄이 섞인 와인색이나 연분홍색이 잘 나간다. 에어컨·김치냉장고에 붙이면 감쪽같이 새 가구로 변신한다. 떼었다 붙였다 시공할 수 있어 간편하다. 시트지를 사면 기포 없이 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밀대도 끼워주는 경우가 많다. 김치냉장고의 경우 폭 1m짜리 시트지를 3m 정도 주문하면 된다. 1m에 7000~1만5000원 정도.

인테리어 사이트에서 ‘국민 현관’으로 통하는 패널 무늬 시트지는 여전히 인기다. 연베이지색 또는 연분홍색 나무 패널 무늬로 현관을 예쁘게 꾸미는 방식이다. 최근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아파트 현관문 사이즈에 딱 맞춰 제작해 놓은 패키지 상품이 출시될 정도다. H몰(www.hmall.co.kr)은 현관 리폼용 시트지 2롤과 포인트 시트지를 함께 구성한 패키지를 1만7000원에 판다.

주방·욕실 타일이 지저분하면 타일 무늬나 벽돌 무늬의 시트지를 붙여 해결할 수 있다. 습기가 많은 욕실에도 시트지는 웬만해선 잘 떨어지지 않는다. 벽지보다 다소 비싼 것이 흠이다. 폭이 5m 정도 되는 벽에 시트지를 붙이려면 5만~7만원가량 든다.

글=임미진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사진 제공: 인테리어쇼핑마트(www.diyism.co.kr), 월아트(www.wallartsh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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