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유리알 그린’ 심술 이겨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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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연습 라운드를 하고 있다. 1997년과 2001, 2002, 2005년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올랐던 우즈는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린다. [오거스타 AP=연합뉴스]

최경주(나이키골프)의 남은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지난달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던 그는 틈날 때마다 “만약 내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그건 마스터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 골프 명인들의 열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마스터스가 10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오거스타는 마음의 고향=마스터스는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해마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만 열린다.

최경주가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은 올해로 여섯 번째. 오거스타는 이제 그의 안방이나 다름없다. 2003년 이후 해마다 빠짐없이 대회에 출전해 코스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두 번째 출전한 2004년 대회에서 단독 3위에 올랐던 최경주는 “오거스타에만 서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올해 오거스타 골프장의 길이는 7445야드. 지난해보다 10야드 줄었다. 해마다 거리를 늘리던 주최 측이 이제 더 이상 전장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오히려 거리를 줄였다.

◇거리보다는 정확도로 승부=오거스타는 미국의 다른 골프장과 달리 러프가 거의 없다. 마음놓고 질러대는 장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경주는 ‘정확도’로 승부를 건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에서 61위(287야드)를 달리고 있는 최경주가 300야드를 가볍게 때려내는 장타자들과 거리로 맞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올 시즌 아이언샷의 정확도에서 72.65%로 우즈(74.54%)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아이언샷이 정교하다는 뜻이다.

◇3색 기술 샷=오거스타에선 빠른 그린 위에 공을 세우는 게 승부의 관건이다. 조금이라도 흘렀다간 물에 빠지기 일쑤다. 최경주는 마스터스를 정복하기 위해 그동안 ▶낮게 깔리는 로(low) 샷▶자동 브레이크 샷 ▶응급(이머전시)샷 등 세 가지 기술 샷을 집중 연마했다.

로 샷과 자동 브레이크 샷은 먼 거리에서 샷을 해도 그린 위에서 50㎝~1m 거리에 멈춰서는 게 특징. 응급 샷은 100야드 이내의 거리에서 공을 높이 띄워 그린 위에 바로 세우는 샷이라고 최경주는 설명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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