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2개월 부상공백 조계현 욕심낸 선발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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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21일 한화와의 경기에 해태 선발로 조계현(趙啓顯)이 등판한것은 뜻밖이었다.
심한 부상으로 쉬었던 투수들은 대부분 몇차례의 시험등판을 통해 경기감각을 찾고 가능성을 타진한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등판한다.따라서 2개월 이상 부상으로 쉰 趙의 갑작스런 등판은다소 의외였다.
그러나 이날 조계현의 등판은 몇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가 후반기 2연승의 호조를 「에이스」가 이어주길 바라는김응룡(金應龍)감독의 간절한 심정이 숨어있다.또 이길 경우 팀분위기 상승이라는 파급효과도 얻을 수 있다.
두번째는 절대적으로 완투형 투수가 필요한 해태의 팀사정 때문이다.마무리 투수 선동열(宣銅烈)이 18일 3이닝,20일 2.
1이닝을 던져 이날은 등판하기 힘들어 어떻게든 선발투수가 막아야 했다.따라서 연승을 잇기 위해선 완투형의 趙가 안성맞춤이었던 것. 세번째로 잔뜩 찌푸린 대전 구장의 날씨가 변화구에 뛰어난 趙의 복귀무대로는 딱 들어맞는 조건이었다(흐린 날씨일수록변화구가 잘 먹힌다).
그러나 이같은 타당성은 뒤집어보면 오히려 趙의 등판이 잘못이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2개월이상 부상에 시달리며 경기감각을 잃은 투수를 중요한 연승의 고빗길에서 등판시킨 것은 역시 무리수다.더구나 선동열이 나오지 못할 상황에서라면 승리를 보장할 수도 없다.
또 상대팀인 한화의 투수 로테이션상 한용덕(韓容悳).송진우(宋津宇)등 에이스들의 등판이 확실시되는데도 굳이 어렵게 회복한趙를 다시 호랑이굴속에 밀어넣을 이유가 있었느냐는 의문이다.
결국 6회까지 간신히 버티던 趙는 7회에 무너지고 말았다.차라리 한경기 내주는 셈치고 선동열이 뒷받침되는 경기에 보다 쉬운 투수를 상대로 나섰더라면….
[대전=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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