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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통령 美國방문 의미-국내정국 反轉 好機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22일 방미(訪美)에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인사말을 통해『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완전히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나게 되어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말을 꺼냈다. 6.27지방선거 패배와 삼풍사고로 국내사정이 어수선할때 떠나게 되는 괴로운 심경을 피력한 것이다.
金대통령은 어느때보다 짤막한 출국인사를 했다.
미국에서의 행사도 대폭 축소했고 일정도 당초 9박10일에서 7박8일로 줄였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에는 왜 가느냐』는 일부의 지적을 염두에 둔 것이다.
金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지난 2년5개월간의 재임중에는 볼 수없던 모습이다.항상 자신에 찬 모습만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던 대통령이다.
1년전부터 약속이 돼있는데다 한반도에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이 워싱턴의 6.25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꼭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차례 해왔기 때문에 그 약속을 깰 수는없었다.그러나 金대통령은 방미기간중 시간여유가 있을 때마다 국내정국의 반전방안을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金대통령의 정국구상은 8월초 귀국하면서 서서히 가동돼 8월15일 광복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대북(對北)제안등을 내놓은뒤8월말이나 9월초 당 지도체제 변경과 당정개편을 통해 구체화될것이다. 金대통령의 방미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을 계기로이뤄졌지만 韓美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한 포괄적인 협의가 있을 예정이다.
그렇지만 유종하(柳宗夏)외교안보수석의 얘기처럼『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특별한 발표는 없을 것』이다.공개할 수 없는 성질의 대화가 오간다는 얘기다.북한핵문제와 관련한 북-미간 합의사항의 이행문제와 북-미간 관계개선 속도조절문제 등도 논 의된다.
정전협정을 대체할 남북평화협정 체결방안,즉 남북한이 당사자가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보증하는「2+2」형식의 평화협정안에 대한 미국의 의사를 타진하고 평화협정 체결에 대비한 유엔사(UNC)폐지문제와 비무장지대 관할문제 등도 협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金대통령의 8.15경축사에서의 對北제의가 있을 전망이다.
金대통령은 27일 하루 온종일 클린턴대통령과 함께 보낸다.
공식환영식에 이어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기념공원 준공식과국빈만찬으로 연결된다.깊숙한 대화가 있을 것이다.
26일 상.하양원 합동회의 연설은 이승만(李承晩.54년).노태우(盧泰愚.89년)前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영어로 연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국에도 생중계되는 현실을감안해 한국어로 하기로 했다.
아시아 태평양시대를 향한 韓美간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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