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윤리에 어긋나는 세포 치료법 연구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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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정부나 관계기관이 기반을 확충해주고, 사회에서 법의 틀 안에서 합의된 의견을 제시해야만 연구자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문신용 교수.(右))

"종교단체나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우리 연구실로 정중하게 모시겠습니다.연구팀에 참여하면서 생명윤리에 어긋남이 없는지 이끌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황우석 교수.(左))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인간 체세포 복제에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가 체세포 복제를 둘러싼 윤리적 문제에 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15일 보건복지부 주최로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인간 체세포 복제 성공 이후 향후과제' 연구발표회에서다. 인간 체세포 복제 연구 내용과 성과 및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된 이날 발표회에는 김화중(金花中)보건복지부 장관과 의료계.병원계.제약업체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첫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文교수는 "연구와 관련한 보도가 나간 뒤 마치 당장 세포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오해한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세포 치료의 경우 난치병 치료를 위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세포 분화연구나 이식과 관련한 연구,이식에 따르는 안전성 검증 등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각 단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많은 과학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언론 등이 성급하게 기대감을 부추겨 난치병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의 실망을 키우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부탁도 곁들였다.

'줄기세포의 임상치료 전망'을 발표한 연구팀의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은 "지금의 연구결과 발표는 일종의 시작이자 가능성을 제시하는 단계"라고 전제한 뒤 "이러한 가능성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하는가가 의료시장 발전에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인간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의 수립'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黃교수는 발표를 마치면서 "정부가 체세포 복제와 관련해 허가를 내줄 때까지 연구를 중단한 상태"라면서 "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난자를 공여한 기증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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