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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3900명 몰린 ‘심야 민원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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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일 오전 6시30분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3동 주민센터(옛 동사무소). 서울 강남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윤우진(30)씨가 들어와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서 한 통씩을 발급받았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부근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윤씨는 “근무시간에 상사 눈치를 보며 직장 근처 동사무소를 찾을 일이 없어 좋다”며 흐뭇해했다.

안산시가 본오3동과 호수동 주민센터 등 두 곳에서 운영하는 연중 무휴 24시간 민원센터가 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3일 전국 처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이래 한 달 만에 3900명이 찾아 8200여 건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았다. 하루 평균 133명이 방문해 276건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은 셈이다.

안산시가 두 센터의 지난 한 달 방문객의 직업을 조사한 결과 회사원이 전체 3992명 중 4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미혼 직장인이 80% 이상이었다. 다음으로는 주부(23%), 자영업(17%), 학생(9%), 기타(8%)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다른 주민센터가 문을 닫는 토요일 이용객(20%)이 가장 많았고, 시간대별로는 오후 6∼10시의 이용객이 절반 이상(54%)을 차지했다. 본오3동은 부근에 전철역이 있어 직장인들이 출퇴근 길에 많이 이용했다. 호수동은 신도시 지역이어서 주부와 학생의 출입이 잦았다.

안산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문기관에 운영효과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이용 시민이 낮시간대 못지않을 정도로 많아 성공적이라는 자체 평가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지자체 10여 곳에서도 벤치마킹했다고 덧붙였다.

안산시는 이 민원센터를 ‘wonder~full 25시 민원 감동센터’로 이름 붙였다. 일과가 끝나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에는 공무원 4명이 근무하며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일요일도 마찬가지다. 하루 24시간을 넘어 다음날까지 운영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에 ‘24시’ 대신 ‘25시’를 붙였다.

이곳에선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등록부, 인감증명서,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개별공시지가확인원 같은 모든 민원서류(43종)를 발급한다. 토지계획확인원, 지방세완납증명서, 출입국사실증명원 등 즉시 처리할 수 없는 민원서류는 다음날 퀵서비스로 배달도 해주고 있다. 보육료 지원 같은 시민생활에 필요한 업무도 상담한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안산에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가 많다”며 “이런 주민 특성에 맞는 행정 서비스를 위해 24시간 센터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을 비롯한 부시장, 구청장, 실·국장 등 안산시 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은 돌아가며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1일 센터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안산시는 주민의 이용도를 고려해 민원 감동센터를 다른 주민센터에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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