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國校生이 본 三豊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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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불안과 분노.반성 그리고 새로운 각오.
기막힌 대형사고가 되풀이될 때마다 막연한 불안과 흥분속에 적당히 넘겨온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논술문 쓰기.토론회.모의재판 등을 통해 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산 교훈을 배우고 있다.
무너져내린 삼풍백화점 현장에서 1백m 남짓 떨어진 서울서초구반포1동 서원국민학교(교장 尹泳一)는 1천5백여명의 어린이중 2학년 이희진군 처럼 머리를 다치거나 부모의 실종.부상 등으로아주 가까이에서 피해를 겪었다.
13일까지 이번 붕괴사고에 대한 자유연구 주제논문을 쓰기로 한 6학년4반 학생들은 그동안 신문에 보도된 기사와 사진들을 스크랩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불법.탈법을 일삼으면서 판매장을 무리하게 늘린 백화점측도 문제지만 돈에 눈이 어두워 그냥 눈감아준 공무원들은 더 나쁩니다.그러니까 지방자치선거때는 정직하고 성실한 주민대표를 뽑아야해요.』 『대형사고가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 나라에서 구호장비가부족해 쩔쩔 매다니 이게 말이나 됩니까.』 『11일만에 구출된최명석씨의 아버지를 보니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생각이 들어요.많은 사람들이 「우리 가족 살려내라」며 데모할때도 곡괭이를 들고 구조활동에 참여하는 태도에서 많은걸 배웠습니다.』사뭇 논리정연한 이야기 들이 쏟아진다.
논술문을 써낸 3학년 이상의 어린이들도 거의 예외없이 신문기사 스크랩을 곁들였다.맺는 부분에는 『나만 잘 살면 그뿐이라는식의 이기주의 때문에 터진 이 사고는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호되게 나무라면서 『앞으로 모두를 위한 튼튼한 건물을 짓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구로구 시흥동 신흥국민학교 3학년 어린이들도 11일 삼풍백화점 참사에 대한 신문사진과 비디오를 보고난 뒤 반별로 토론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이런 과정에서 신문활용교육(NIE:NewspaperIn Education)의 효과와 영향력도 새삼 실감했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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