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매출 100조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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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오른쪽)과 이구택 회장이 1일 포스코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사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경북 포항의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 ‘한국 제철의 아버지’ 박태준(81) 포스코 명예회장이 후배 임직원들의 기립 박수 속에 입장했다. 이 회사 창립 40주년 기념식장이다. 그는 이구택 회장 옆 자리에 앉은 뒤 기억의 조각을 짜맞추는 듯 한동안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잠시 후 단상에 올라 기념사를 낭독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합니다. 포스코는 우리 모두의 위대한 예술품입니다. 오늘의 포스코가 있기까지 열과 성을 다해 온 포스코맨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합니다.” 입장 때보다 더 세찬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이구택 회장은 박 명예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황경로 전 회장과 안병화 전 사장 등 이날 자리를 함께한 포스코 창립 요원 16명도 감사패를 받으며 흐뭇해했다. 1968년 창사 때 인원 34명 중 21명이 생존해 있다.

각계의 축사가 이어졌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영상 메시지에서 “포스코 정문에 걸린 ‘자원은 유한하나 창의는 무한하다’ 표어를 보고 끊임없는 창조력이 포스코 발전의 기반이었음을 알았다”며 축하했다.

◇피와 땀의 40년= 박 명예회장과 초기 임직원들은 새 단장한 역사관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었다. 포스코가 영일만에 자리 잡기 전에 서 있던 수녀원 사진을 보던 장경환 전 사장은 “수녀원장을 만나 건물 철거와 이전을 논의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명예회장은 박정희 대통령, 김학렬 부총리와 나란히 서서 고로 1기의 착공 버튼을 누르는 장면을 묘사한 밀랍인형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박 대통령과 내 얼굴은 좀 다른데, 김 부총리는 똑같다”고 말해 좌중의 미소를 머금게 했다.

박 명예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40년을 되돌아보고 남는 아쉬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 최선을 다해왔고, 지금 결과가 말해주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10년간 분배를 강조한 정권 탓에 투자를 게을리 해왔다”며 “현 정권의 경우 기업인으로 하여금 투자를 하도록 마음을 고쳐먹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10년 뒤 매출 100조원 달성= 포스코는 10년 후 연결 기준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고 글로벌 조강 생산량 5000만t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비전 2018’을 이날 발표했다. 40년간 고도성장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향후 10년 간 매년 10% 성장을 지속한다는 목표다. 이구택 회장은 기념사에서 “포스코가 산업화 시대 조국을 위한 사명감으로 성공의 역사를 써왔듯이 미래에는 글로벌 성공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포항=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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