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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日 친인척 기반 확고한 권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일성 사망1주기를 맞아 권력승계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그러나 아직 급격한 권력구조 개편 조짐은 없다.이미 지난 20년간후계체제 정지작업을 펴왔기 때문이다.
김일성은 그가 60세,김정일이 30세되던 1972년부터 후계구도를 확정했다.이에 따라 김정일은 지난 80년이후 인사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김정일의 인사 스타일은 혁명1세대인 김일성과 다소 다르다.보수적이라고 할 만큼 안정적인 인사정책을 펴왔다.예컨대 김일성은지난 66년부터 70년까지 재직한 정치위원회 정위원 11명중 6명을 숙청했다.또 비서국에서도 10명 가운데 7명을 숙청했다. 이에 반해 김정일은 80년부터 94년까지 재직한 정치위원회정위원 19명 가운데 노령으로 사망한 6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6명은 모두 보직교체만 단행했다.또 비서국내에서도 숙청대상자는없었다.무엇보다도 권력엘리트를 철저히 장악하겠다 는 의지의 표시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과거 통치이념의 범위안에서 인덕(人德)정치와 광폭(廣幅)정치라는 사회통합정책을 펴왔다.국가는 가족의확대된 이미지로 그 정점에 김정일이 있으며 인민을 계급적 토대뿐만 아니라 현재의 사상과 행동양식에 따라 평가 한다는 정책이다. 김정일의 권력을 지탱하고 있는 첫번째 기반은 친.인척들이다.혈연(血緣)으로 얽힌 이들은 다른 엘리트들보다 훨씬 강한 충성심을 발휘하고 있다.
정무원 총리 강성산(姜成山)은 김일성의 이종사촌 동생이며 박성철(朴成哲)국가부주석은 김일성 삼촌인 김형록의 사위다.또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 김용순(金容淳)은 김일성의 전처 김정숙의 남동생이며 당중앙위원인 황장엽(黃長燁)은 김일성의 조카사위다.
이밖에 친.인척들로는 김경희(金景姬.당 경공업부장.김일성의 장녀),장성택(張成澤.김경희 남편.당중앙위원),강영섭(康永燮.
조선기독교연맹 위원장.김일성의 외종숙)등이 있다.
김정일은 승계작업을 원활히 하기위해 老(60~70대),壯(50대),靑(30~40대)의 각 세대를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왔다.老는 이미 사망한 오진우(吳振宇)를 필두로 박성철 부주석,최광(崔光)총참모장이 대표적이다.장년들은 1975년 초 김정일에의해 본격화되기 시작한 3대혁명소조운동의 지도세대.이들이 오늘날 전문기술관료세력으로 부상해 있으며 연형묵(延亨默)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청년층은 3대혁명소조 담당자들로 장성택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
김정일은 또 軍의 지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軍차수들의 서열을대폭 올리는 한편 초급부대를 방문하는등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북한의 권력구도는 친.인척을 중심으로 약40명 내외의권력엘리트들에게 중첩적으로 집중돼있다.
이는 黨.政.軍간 융합과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다.이때문에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가시화될 조짐은 당분간 없으리라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그 러나 장기적으로 대외개방이 진행되면서 현실적.
개혁지향적 성향을 가진 엘리트와 친.인척을 중심으로한 기존엘리트간 갈등 가능성도 상존한다.
〈金成進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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