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참사 유가족 움직임과 각계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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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하느님….불쌍한 우리딸을 살려주세요….』『주여….차디찬 콘크리트 더미속에서 신음하는 아내를 구해주소서….』 7일 오후9시30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서울서초구 서울교대 강의동 101호.30여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주최로 실종자 가족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의 생사를 알지도 못한채 슬픔과 한숨으로하루하루를 보내는 실종자 가족들의 기도는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서울서초구반포동 남서울교회 홍문표(洪文均.43)목사가 『혹시살아 있을지도 모를 영혼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말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기도회는 흐느낌과 절규속에서 계속됐다.설움이 복받친 가족들은책상을 두드리거나 두주먹을 불끈 쥔채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연신 『주여! 살려주소서』라고 외쳤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백화점에 갔다 변을 당한 부인을 찾아다니는 宋모(48)씨는 『주님께 사랑하는 아내를 고통속에서 구원해달라고 기원했다.
캄캄한 지하에서 고통받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면…』이라며 설움에 복받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불교자원봉사연합회에서도 강의동 103호에서 오전10시,오후8시 두차례 실종자가족을 위한 기원법회를 열고 있다.
삼풍백화점 화장품매장 직원인 조카 盧미화(23)씨의 소식을 몰라 애태우고 있는 우제덕(禹濟德.39.서울노원구상계동)씨 부부는 7일 오후 1백8배 불공을 드렸다.
또 친동생인 김향(金享.32.여)씨와 조카 남매를 잃은 金순남씨는 앞으로 7일동안 3천배 불공을 올려 동생의 극락왕생을 빌기로 했다.
이 법회를 주관하는 선재(善財.중앙승가대4)스님은 『실종자 가족들의 불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는 것이 법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金秀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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