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속도’100메가 광랜, 440만을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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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100메가(Mbps) 광랜’ 사용자의 비중이 30%에 육박했다. 관련 업계는 지난달 말 100메가 가입자 수를 440만여 명으로 추정한다. 이는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485만여 명의 29.6%에 해당한다. 한국의 인터넷 생활 환경이 숨 가쁘게 빨라지는 셈이다. 1월 말 옛 정보통신부가 공식 집계한 100메가 사용자 비중은 29%(422만 명)였다. <표 참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100메가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말 LG파워콤이 ‘엑스피드’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광케이블 인터넷망을 뜻하는 ‘광랜’이란 말을 유행시키며 업체 간 속도경쟁을 촉발했다. 광랜은 최고 100Mbps 전송속도로 데이터를 보내 ‘빠른 인터넷’의 대명사가 됐다. KT와 하나로텔레콤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해 가입자를 빠르게 늘려갔다. 현재 LG데이콤의 ‘엑스피드’ 가입자는 100만 명, KT와 하나로텔레콤의 100메가 가입자는 각각 190만 명과 120만 명에 이른다. 케이블 사업자 등을 통해서도 30만 가구가 가입했다. 반면 저속 인터넷인 xDSL 가입자는 크게 줄었다. 2005년 말 656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 말 460만 명이 된 것. LG파워콤의 백용대 부장은 “연말께엔 100메가 가입자가 510만 명으로 느는 반면 저속 가입자는 350만 명 선으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 생활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과거 1Mbps 시절엔 영화 한 편(700MB)을 내려받는 데 1시간30분 걸렸다. 그러나 100메가 인터넷 환경에선 1분~1분30초면 할 수 있다. 동영상과 음악파일을 올리고 재생하는 시간도 훨씬 단축됐다. 2006년 말부터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트(UCC)가 사이버 세상의 주류로 떠오르게 된 데에는 빠른 인터넷 속도가 큰 몫을 한 셈이다. 차세대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로 각광받는 인터넷TV(IPTV) 또한 100메가급 초고속인터넷이 아니면 생각하기 힘들다.

한편 IPTV 상용화가 코앞에 닥치면서 통신업체 간 속도경쟁도 치열해진다. 요즘 화두는 광가입자망(FTTH) 구축이다. FTTH는 아파트 단자함까지만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집 안까지는 랜(LAN)으로 잇는 광랜과 달리, 가정까지 광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는 100% 광인터넷 서비스다. KT의 이장세 부장은 “올해 2800억원을 투자해 FTTH 인프라 비율을 67%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xDSL(x-Digital Subscriber Line)=‘디지털 가입자 회선’을 뜻한다. ADSL·VDSL·RADSL 등 전화선을 이용한 네트워크를 통칭하는 말이다. 동축 케이블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송속도가 1~50Mbps로 느리며 대용량 데이터를 소화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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