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컴퓨터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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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드라마가 브라운관을 떠나 컴퓨터 모니터에 상륙한다.
뉴미디어로 각광받는 CD롬에 인기드라마를 수록,편집.반복시청이 가능한 이른바 「멀티드라마」가 시중에 연달아 등장하고 있는것. 지난달 화제작 『모래시계』가 CD롬으로 시판된데 이어 오는 10일 MBC와 서울시스템㈜은 『사랑을 그대 품안에』『M』『마지막 승부』등 인기미니시리즈 6편을 동화상과 함께 재구성한CD롬을 「MBC멀티드라마」란 이름으로 시판한다.
이들은 또 MBC의 69년 개국당시 첫 드라마인 『태양의 연인』부터 올초 방송한 『까레이스키』까지 총 1천39편의 드라마관련정보를 동화상과 함께 축적한 CD롬「드라마왕국」도 함께 출시한다.아울러 MBC의 역대 주요탤런트 5백명의 신상정보와 주요 출연장면을 동화상으로 모은 「우리들의 스타」도 선보였다.
각각 판매가격 2만5천원인 이들 CD롬중 특히 「드라마왕국」은 드라마마다 방송 당시 주요장면을 동화상.스틸사진등으로 약1분씩 수록했으며 방송시점.출연진.평론.제작노트등 기본정보를 원고지 1만장 분량으로 축적하고 있어 방송연구자.시 청자에게 유용한 백과사전이 될 듯하다.
또 「멀티드라마」는 MBC의 6개 인기극을 각각 10~15개단락으로 나눠 줄거리를 요약하고 해당장면을 수분씩 동화상으로 수록,사용자가 원하는 장면만 골라 볼 수 있다.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줄거리를 조작할 수 있는 편집기능이 없어 진정한 의미의 쌍방향 드라마는 아니지만 TV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MBC가 이들 CD롬을 1년간 2억여원을 들여 제작하게 된 것은 우선 열악한 방송자료 보존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박건칠뉴미디어팀장은 『85년 이전 제작된 드라마들은 전체내용의 10%밖에 보존이 안되는등 자료정리가 시급해 동화상 이 수록되는 CD롬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앞으로 다큐등도 상품화해 점차 확대되는 CD롬 소프트웨어시장에 참여하는 한편 자사 이미지홍보에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KBS는 지난해 자회사인 영상사업단이 서울시스템.데이콤등 6개 CD롬업체와 개발 기본약정을 맺었으며 『TV문학관』등 CD롬 제작을 추진중이다.
SBS도 한겨레정보통신과 손잡고 『모래시계』이외의 인기프로 CD롬 제작을 계속할 방침이다.그러나 드라마의 CD롬화는 드라마의 주수요층(주부)과 CD롬 주수요층(학생)이 달라 당장 큰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그러나 방송가에 서는 『TV와컴퓨터.통신등이 일체화되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첫발을 딛는 의미있는 시도』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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