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총질하는 한나라당…운하만 들입다 파는 민주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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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폭탄 발언(23일)으로 집권 여당의 공천이 어수선하게 끝났다. 통합민주당 역시 낙천 대상에 오른 당 사무총장(신계륜)의 탈당으로 공천 이벤트를 마무리했다.

출마자들은 다음달 3∼4일 유권자의 첫 선택(부재자 투표)을 앞두고 발걸음이 빨라진다.

18대 총선에서 200석을 넘본다던 한나라당은 지금 괴상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싸늘해진 민심 때문에 수도권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오는데 강재섭 대표는 금쪽같은 주말을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보내고 있다. 29일엔 엊그제까지 한솥밥을 먹던 의원들의 지역구를 다니며 “친박연대는 가짜”라고 역설했다. 30∼31일에는 경남·부산에서 활동한다. 공천 탈락한 ‘친박근혜’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고는 하나 “당선 후 한나라당 복당”을 공언한 사람들이다. 어차피 한나라당 의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이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살려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데 그 상대는 한나라당 후보다. 결론적으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후보를 죽이고 돌아오라”고 말한 셈이다. 17대 총선 때 이재오 의원 지원 유세까지 했던 그는 지금 벼랑 끝에 매달린 수도권 한나라당 후보들을 바라만 보고 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김무성 의원의 공천 탈락이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살아서 돌아오면 받아주자”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총선에 임하는 한나라당 중진들의 입장이 제각각인 이유를 당 내부에선 차기 당권 경쟁 차원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역시 경쟁자 세력을 위축시키는 게 ‘행동원리 1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사이익은 민주당 차지다. 그러나 집권 당시에도 그랬듯 민주당에선 근사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 ‘대운하 때리기’에 몰두할 듯하다.

▶지난주

23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공천 비판 기자회견=“타 지역구 지원 유세 않겠다.” 강재섭 대표는 총선 불출마 선언
25일 김택기 한나라당 후보, 금품 살포 의혹으로 공천 반납
25~26일 제 18대 총선 후보자 등록=지역구 경쟁률 4.6대1
26일 이명박 대통령, 김성호 국정원장·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27일 제18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번주

30~31일 강재섭 대표, 경남·부산 지원 유세
1~2일 강금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제주·부산 유세
3~4일 제 18대 총선 부재자 투표

강주안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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