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앞줄 가운데)이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1996년 3월 25일 보스니아의 투즐라 공군기지에 도착해 환영을 받고 있는 장면. “저격수의 공격 위협 속에 공항에 도착했다”는 그의 최근 발언과는 다르게 딸 첼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힐러리가 공항에서 환영시를 낭독한 보스니아 소녀에게 키스하고 있다. [사라예보 AP=연합뉴스]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칼럼니스트 로저 코언은 “힐러리는 자신이 오바마보다 결단력과 경험을 갖춘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보스니아 사례를 거론했다가 실수했다”고 지적했다. 힐러리는 밤 3시에 긴급 전화가 와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TV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보수 논객인 앤 쿨터는 “힐러리가 ‘스위트보트’를 탔다”고 비꼬았다. 2004년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는 베트남전 영웅임을 부각하기 위해 ‘스위트보트’ 일화를 소개했다가 망신만 당한 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당시 케리는 “68년 크리스마스 때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미 해군 쾌속함) 스위트보트로 호위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264명의 스위트보트 승무원들은 케리의 말이 근거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제로 68년 닉슨은 대통령이 아니었다.
실언 파문이 커지자 힐러리는 “담임목사는 선택할 수 있다”며 오바마의 담임목사 제레미아 라이트의 ‘인종 발언’으로 화살을 돌렸다. 라이트 목사는 2003년 설교에서 ‘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라고 발언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한때 오바마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그러나 오바마는 18일 “인종 차별을 넘어 새로운 미국을 건설하자”는 연설로 여론의 호평을 받았다. NBC·월스트리트 저널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를 좋아한다”는 응답(49%)은 2주 전과 큰 변동이 없었다. 이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매케인과의 가상 대결에서 44% 대 42%로 앞섰다. 반면 힐러리는 매케인과의 대결에서 44% 대 46%로 뒤졌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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