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바라크대통령 테러배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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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6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발생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 암살기도에 대해 무바라크대통령은『수단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이 사건의 범인들이 수단 회교 근본주의 지도자 하산 알-투라비의 사주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89년 수단에서 알-투라비의 지원을 받은 오마르 알-바시르장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이집트가 수단을 비난하면서 양국관계는 악화돼 왔다.특히 이집트에서 회교 근본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급증하자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를 수 단과 이란이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양국을 비난해왔다.
이에 대해 수단정부는 93년 5월 수단주재 이집트대사관 직원을 모략공작의 혐의로 체포하는등 양국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이밖에도 이집트와 수단은 양국 국경에 있는 하라이브지역을 서로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등 관계가 좋지 않아 수단 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의심을 사고 있다.
그러나 수단정부가 이번 사건 관련說을 강력 부인하고 있는데다최근 들어 양국간 관계개선 움직임이 있던 터여서 수단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이와 별도로 그간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회교 근본주의자들의암살기도가 이미 2건이나 있었던 점을 감안,최근 對정부 투쟁을강화하고 있는 이집트 회교 근본주의자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81년 안와르 사다트대통령을 암살한 이들 회교 근본주의자들은 지난 92년이후 지금까지 7백50여명을 암살했는데,희생자 가운데는 하산 엘 알피 이집트내무장관,아테프 세드키 총리,사프와트 엘 셰리프 공보장관등 주요인사들이 포함돼 있다.일부지역에서 아직도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무바라크 대통령 암살을 기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특히 그동안 정부군의 대대적 소탕으로 다수의 회교근본주의자들이 처형된 데 대한 보복으로 무바라크대통령 암살을 기도했 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劉載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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