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연동국채 내년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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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내년부터 물가 상승에 따른 국채 투자의 위험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물가연동채권'이 발행된다. 또 현재 원금과 이자가 결합돼 있는 국채를 원금채권과 이자채권으로 분리해 유통하는 '스트립(STRIPS:원금.이자 분리 거래)' 제도가 내년 초 시행된다.

이와 함께 장기채 시장의 육성을 위해 내년부터 만기가 10년을 넘는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국채시장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국내 국채시장의 규모와 제도적 환경 등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해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흔들리는 등 저변이 취약하고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때문에 재경부는 국채 상품을 다양화하고 장기채 위주로 시장을 육성할 계획이다.

◆ 국채 수요기반 확충=물가연동국채는 원금과 표면금리를 물가에 연동시켜 실질가치를 보장해주는 국채다.

현재 국채는 6개월에 한 번씩 이자를 지급하는데 6개월간 물가가 1% 뛰면 액면 이자에 물가상승분을 더해주는 방식이다. 이런 국채가 발행되면 장기간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정부도 물가상승분을 보전해 주기 때문에 보다 낮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

스트립제도는 시장에 다양한 국채를 공급하고 거래를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10년 만기 국고채는 원금과 이자가 붙어 있는 1개 채권이다. 이 채권을 원금채권 1개와 6개월 단위로 만기가 오는 이자채권 20개 등 모두 21개의 채권으로 나눠 유통하면 시장에서 다양한 채권이 거래될 수 있다.

◆ 장기채 시장 육성=3월 말 현재 10년 이상 장기채의 잔액 비중은 9.5%(회사채 등 포함)에 불과하다. 장기채가 이렇게 부족하다 보니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자산운용기관이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발행기간이 15, 20년에 이르는 장기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장기채 시장을 발달시키면 투자기관은 각종 자산운용기법을 발전시킬 수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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