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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강 대표 불출마, 나와 무슨 상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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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동대구역 역사를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표 왼쪽은 송영선 의원, 오른쪽은 이인기 의원. [대구=오종택 기자]

24일 오전 11시55분. 동대구역에 정차한 서울발 부산행 KTX 열차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내려섰다. 역사에 나와 있던 500여 명의 인파는 “박근혜”를 연호하며 환영했다. 플랫폼에는 유승민(대구 동을)·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 외에 당 공천에서 탈락한 박종근(대구 달서갑)·이해봉(대구 달서을)·김태환(경북 구미을)·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송영선 의원 등이 서서 박 전 대표를 맞았다.

박 전 대표는 곧바로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의 선거사무소로 향했다. 거기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어제(23일) 내가 말씀드린 것과 불출마 선언은 관계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전날 자신이 기자회견에서 강 대표를 비판한 것은 공천 시스템의 붕괴를 지적한 것이지 강 대표의 출마 여부를 논한 것은 아니란 얘기다. 강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당내 갈등의 수습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의 동반 불출마설에 대해서도 “그건 그분들이 알아서 하실 문제”라고 답했다.

이날 오후 지역 언론과 인터뷰를 마친 그는 25일 오전 지역구 선관위에서 후보등록을 마친 뒤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미 생가를 찾을 예정이다. 당내에선 자파 의원들을 돕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구미 지역의 경우 경선 당시 자신을 도운 김성조(구미갑) 의원은 공천을 받았지만 김태환(구미을) 의원은 탈락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한나라당 이명규(북갑) 대구시당 위원장 대행을 비롯, 주호영(수성을) 의원과 홍지만(달서갑) 후보자 등 친이명박계 후보들도 동대구역에 나와 박 전 대표를 영접했다. 대구 지역의 한 당직자는 “박 전 대표가 2주간 지역에 머무르며 하는 행동과 말에 한나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의 귀향은 한마디로 ‘태풍의 눈’”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가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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