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英 롤스로이스社에 눈독 BMW 피세츠리더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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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베른트 피세츠리더.얼마전 영국의 유력 자동차업체 로버社를 인수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BMW社의 최고경영자다.
그가 요즘 英 자동차업계의 자존심이자 마지막 보루인 롤스로이스社마저 삼키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타보고 싶은 선망의 차.英여왕 엘리자베스2세가 버킹엄궁을 나설 때 즐겨 타는 고급차중 최고급차다.
그러나 신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롤스로이스社가 이미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BMW에 상당량의 지분을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업계에선 피세츠리더회장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세츠리더회장은 여타 최고경영인들과 달리 보도진앞에 즐겨 나타나는 편이 아니다.이는 일반적으로 자기홍보에 열을 올리는 대기업 총수치고는 다소 예외적이다.
제네바.파리.디트로이트등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관할 때도 그는 화려한 언론의 각광을 받기보다는 조용하게 지내는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각국 보도진 중에서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그렇다고 그가 모터쇼기간을 별다른 활동없이 보내는 것은아니다.카메라 앞에서 으스대며 폼을 잡기보다 그는 눈에 띄지 않게 일반 구경꾼인양 전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동업 타사의 새기술과 전략,업계동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물론 드물지만 피세츠리더회장이 언론에 기꺼이 나설 때도 있다. 로버社 인수때처럼 사업상 큰 성공을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 때가 그렇다.따라서 그가 다시 한번 보도진앞에 화려하게 등장하는 날 재규어를 美포드에 넘기고 속상해했던 영국 국민들의 자존심은 상당기간 회복되기 힘들 것이다.
〈柳 權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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