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s] 쏘나타, 85년 출시 뒤 대폭 개조만 7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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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거리를 누비는 자동차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데는 저만의 매력이 있게 마련이다.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 GM대우 마티즈, 르노삼성의 SM5, 쌍용차 체어맨 등은 10년 이상 한국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주자들이다. 이들 장수모델의 내력과 장수비결을 짚어봤다.

◇한국차를 대표하는 쏘나타=차 회사명보다 더 유명해진 자동차다. 1985년 11월 처음 등장했으니 벌써 스무 살을 넘겼다. 당시 현대차의 중형차였던 스텔라를 기본으로 1.8L, 2.0L 엔진을 장착했다. 파워스티어링과 크루즈컨트롤 등 당시의 최신 장비를 장착하고 데뷔했다.

뉴쏘나타가 88년 6월 등장하면서 장수 모델로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전까지 각지고 직선 위주로 권위적이었던 디자인을 바꿔 파격적인 라운드형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93년 모델 체인지로 태어난 쏘나타Ⅱ는 베스트셀러카의 대명사가 됐다. 실내 공간과 디자인 등은 경쟁사 중형차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96년 2월 쏘나타Ⅲ는 파격적인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었다. 전투기 공기 흡입구를 연상 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 당시 젊은 운전자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모델로 태어났다. 이 해 쏘나타의 누적 판매 대수가 국내에서만 100만 대를 돌파했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는 이후에 태어난 EF쏘나타와 NF쏘나타, 쏘나타 트랜스폼 등으로 계속 이어졌다.

◇경차 하면 마티즈=91년 2월 국내 최초의 경차인 ‘티코’ 출시 이후 대우차가 1600억원의 개발비와 29개월간의 개발기간을 통해 98년 4월 새로운 개념의 경차로 선보인 게 마티즈다. 출시 이후 98년 19만 대, 99년 26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 국민 경차로 성장한 마티즈는 2000년 8월 마티즈 II가 출시되면서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2000년 마티즈II에 이어 2005년 올뉴마티즈까지 3세대 차량으로 이어지며 올해로 출시 10년째를 맞았다. 마티즈는 올해 2월까지 국내에서 총 56만여 대가 팔렸다.

특히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으로 경제적인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깜찍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국내 최고의 연비(수동 기준 1L에 20.9㎞)가 마티즈의 매력 포인트다.

마티즈는 이러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산업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07 브랜드 올림픽’에서 소형차 부문 4년 연속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고급차의 대명사 그랜저=86년 출시를 시작으로 92년 뉴그랜저, 98년 그랜저XG, 2002년 뉴그랜저XG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첫 모델은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했다. 당시 첨단 기술인 전자제어 연료분사방식의 MPI 엔진을 장착해 최고급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뉴그랜저는 현대차가 5년 동안 15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2세대 모델이다. 뉴그랜저는 전체적으로 중후하면서도 곡선미를 살린 유럽풍의 다이내믹 스타일로 디자인됐으며, 당시 국내 시판 차종 중 가장 큰 차체와 실내공간을 자랑했다.

3세대 그랜저XG는 새로 개발한 196마력 시그마 3.0 V6 DOHC 엔진과 국내 최초로 신경망 제어 수동기능 겸용 5단 H-Matic 자동변속기를 적용, 고객들에게 운전의 편의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전해줬다. 뉴그랜저XG에는 17개월의 기간과 총 800억원이 투자됐다. 2005년 4월 출시된 그랜저TG와 지난달 출시한 그랜저 럭셔리는 현대차가 모든 역량과 기술을 집약해 만들어낸 야심작으로 꼽힌다.

◇신뢰의 상징 SM5=98년 3월 SM5가 첫선을 보였다. 출시 3~4년 만에 타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내구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일반 부품은 3년에 6만㎞까지, 엔진 동력 계통은 5년에 10만㎞까지라는 업계 최장의 무상 보증기간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98년 출시 이래 60만 대가 팔린 SM5는 그야말로 스테디셀러다. 높은 중고차 시세가 SM5의 품질 경쟁력을 입증한다. 특히 SM5는 소비자가 뽑은 파워 브랜드 1위, 디자인 파워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전문 리서치 회사인 ‘마케팅 인사이트’가 국내 자동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실시한 조사에서 차종별 초기 품질, 내구 품질, 품질 만족도, 소비자 체감 만족도, 애프터 서비스 만족률 등의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고급 세단의 선구자 체어맨=97년 10월 대형 세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03년 9월 뉴체어맨, 2005년 3월 뉴체어맨 뉴테크 등으로 거듭나면서 유럽형 고급 세단의 화려한 디자인과 앞선 첨단 기술을 장착해 대형 세단 시장을 주도했다. 올 1월에는 하이오너급으로 개선한 체어맨H를 발표했고, 2월에는 기존 체어맨과 전혀 다른 체어맨W를 출시해 국내 승용차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쌍용차는 대한민국 대형 세단의 대표 브랜드인 체어맨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명차들과 당당하게 경쟁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발표했다. 체어맨W의 W는 세계시장(World market)을 목표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World class technology)을 갖고 있는 차량, 진정한 부(Wealth)를 추구하고 삶의 남다른 철학과 지혜를 갖춘 분들이 선택하는, 그래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Wonder) 대형 세단을 의미한다.

쌍용차는 체어맨 브랜드를 플래그십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체어맨W와 체어맨H로 세분화할 계획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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