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을 위해 건배" 양국 외교안보팀 수뇌부 '폭탄주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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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장관(왼쪽)이 22일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하여!"

한.미 양국의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들이 22일 폭탄주 만찬 회동을 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등 한미연합사 간부들을 서울 한남동 장관 공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다.

이날 만찬은 형식상으로는 이희원 대장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하지만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고용원의 해고 논란을 비롯해 전시예비물자(RASA-K) 프로그램 폐기, 미 7함대 사령관의 대북 개입 발언 등 최근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마련된 자리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모임에는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 방효복 국방부 정책기획관 등과 찰스 캠벨 주한미군 참모장 등 한미연합사 장성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시작할 때는 약간 서먹서먹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내 분위기가 반전됐다. 반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확립하는 기반으로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인은 와인을, 독일인은 맥주를 즐겨 마시지만 한국 사람들은 모험심이 강해 종종 맥주와 위스키를 섞어 마신다"며 "오늘밤 우리 함께 폭탄주를 맘껏 마셔봅시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러포트 사령관도 "굳건한 동맹에는 튼튼한 외교와 국방이라는 두 팔이 필요한데,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한.미 동맹 속에 내가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50년 된 한.미 동맹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건배하자"고 화답했다.

이후 만찬은 폭탄주가 서너 순배 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넘게 이어졌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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