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홈런타자 삼진도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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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타자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 홈런이라면 삼진은 가장 큰 치욕이다. 그러나 날마다 홈런을 때릴 수는 없는 일.때론 치욕을 감수하며 다음을 기다려야 하는게 야구다.
올해도 어김없이 「치욕의 기록」은 쌓여가고 있다.
삼진.올해 치욕의 삼진왕은 누가 될까? 삼진이 홈런 1위나 장거리타자에 많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현재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한 타자는 태평양 강영수(姜永壽)와쌍방울 박경완(朴勍完.이상 42개)이다.강영수는 12개의 홈런(이하 14일 현재)으로 홈런 더비 1위며 박경완도 8개의 홈런을 기록한 슬러거.朴역시 타율보다 큰 것 한방 에 의존하는 타자다.또 11홈런의 신세대 거포 이동수(李東洙.삼성)는 34개,10홈런의 마해영(馬海泳.롯데)은 30개의 삼진을 당했다.
OB 중견타자 김상호(金湘昊)역시 올해 부쩍 늘어난 홈런과 함께 삼진도 늘어 37개를 기록중이다.
반면 홈런더비 10위까지 단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LG에서는 고졸신인 거포 조현(曺炫)이 26개로 가장 많고 해태 역시 29개의 홍현우(洪弦佑)가 최다삼진을 당하고 있다.
해태 이종범(李鍾範)은 8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도 삼진은 겨우 세번밖에 당하지 않아 「완벽한 타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삼진을 두려워해서는 홈런타자가 될 수 없다.삼진이 되든 홈런이 되든 공을 맞히는데 급급해서는 많은 홈런을 뿜어낼 수 없기때문이다.
그러나 장거리포도 아니면서 많은 삼진을 당한다면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타자가 삼성 신인유격수 김재걸(金在杰).金은 공을맞히는데는 소질이 있다던 평가와는 달리 무려 35개의 삼진으로11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동수보다 오히려 많은 삼진을 당했다.
홈런은 겨우 2개.
한가지 특기할만한 사실은 장종훈(張鍾熏.한화)과 김기태(金杞泰.쌍방울)의 삼진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91,92년 홈런 경쟁못지 않게 삼진에서도 경쟁을 벌였던 張과 金은 현재 각각 19개와 14개의 삼진으로 홈런보다 정확한타격에 치중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홈런은 장종훈이 9개,김기태가 3개로 홈런레이스에서는 처져있다.
시즌 최다삼진은 92년 장종훈이 경이적인 41개의 홈런을 쳐내며 남긴 99개.
[부산=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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