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공열전>붕어박사 최만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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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전에 있는 한 지역신문 편집국장을 지냈던 언론인출신 崔만무(75)옹은 5년전 고희를 맞아 『붕어낚시는 이렇게 하라』는 책을 펴냈다.
58년간의 낚시체험을 집대성한 이 책은 요즘 붕어낚시의 교과서쯤으로 평가되고 있다.
崔옹이 낚시를 배운 것은 그의 나이 열세살때의 일이다.
황주 주남보통학교 5학년때 부임한 사사키 일본인교장을 낚시터로 안내해 주고 그 대가로 도자쿠(東作)낚싯대 중고품을 하나 받은 것이 낚시의 시작이었다.
그때 황주천등 냇가에는 수수깡을 찌로 쓰고 돌멩이를 봉돌로 쓰는 토속낚시가 이어졌고 그 유명한 황주토속의 「가래질」이 성행했다. 가래란 아래 직경이 60㎝,위직경이 1백20㎝,높이가약 60~70㎝쯤 되는 싸리로 엮은 뿔없는 원통형의 고기잡이 도구였다.
어린 崔군은 교장선생님의 안내를 맡은 탓에 물가에 나가 「점잖게」 낚싯대를 드리우며 「가는 세월」을 낚았다.평양고보에 진학했을 때는 대동강의 「매새꾼」들한테 배를 빌려 배견지를 했고겨울이면 썰매를 타고 얼음판을 달려 네모난 구멍 을 뚫고 얼음견지도 했다.
「매새」란 한국토속고유모델의 토막배로 압록강.두만강.한강주변의 강사람들이 이용하던 배.
경성제대를 졸업한후 6.25가 발발해 처자식을 뒤로 두고 피난을 갈때도 호주머니에 낚시바늘만은 꼭 챙겼던 일화는 유명하다.가족과 생업까지 팽개칠만큼 낚시와 더불어 살았다.
언론계에 있으면서 틈나는대로 물가를 찾아 어린시절부터 매료된붕어낚시를 즐겼다.〈끝〉 方元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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