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영국 리즈성.차트웰 관광+문화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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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항국여행의 별미는 한때 세계사를 풍미했던 왕가의 왕궁이나 위인의 생가를 찾아보는 것.대영제국을 형성,세계를 호령했던 과거의영광이 사라진데 대한 향수탓인지 영국인들의 문화유산 보존 노력은 남다르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영국 켄트지방에 위치한 리즈城과 2차대전의 영웅 처칠이 여생을 보낸 차트웰.이곳에서는 단순히 관광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다.
◇리즈성=런던에서 M20고속도로를 타고 남동쪽으로 약 1시간30분 달려가면 자그마한 호수 위에 장엄하게 우뚝 솟아있는 리즈성을 만날 수 있다.
12세기에 세워진 이 성은 호수 한가운데 위치한 탓에 경관이뛰어나고 천연의 요새 역할을 해 1500년대에는 영국왕가의 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매표소에서 성에 이르는 3㎞거리는 한마디로 동화속의 오솔길.
그림처럼 둘러쳐진 호수에는 오리와 공작이 한가로이 노닐고,왼쪽잔디구릉지역에는 양떼들이 뛰놀아 한편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리즈성은 커다란 정원을 끼고 있는 본성(本城)과 호수중간에 뱃머리처럼 튀어나온 글로리에트라는 작은 성등 2개의 성으로 이뤄졌다.전체 규모는 55만평.
성 내부에는 여왕의 침실.목욕탕.미술관등과 헨리8세가 만든 연회장.예배당.세미나룸등이 고색창연한 내부장식으로 꾸며져 있어당시 왕가의 호사스런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이곳의 특이한 눈요깃거리는 세계에서 유일한 개목걸이 박물관.
영국귀족들이 즐기던 오락이 사냥인 만큼 박물관에는 사냥개들이 목에 걸고 다녔던 개목걸이 1백여점이 전시돼 있다.
개목걸이는 다른 짐승이 사냥개에 덤벼들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철사로 만들어졌거나 가죽 목걸이에 송곳이 붙어있는 것이 대부분. ◇차트웰=리즈성을 떠나 다시 M20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20여분 가다보면 A22국도를 만난다.이 국도를 타고 40여분달려 도착한 곳이 처칠家의 추억이 서려있는 차트웰.
원래는 옛 영주의 저택이었으나 1922년 윈스턴 처칠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5천파운드에 구입,65년 사망할 때까지 살던곳이다. 영국정부는 처질이 사망한 다음해인 66년 이곳을 국가인정 관광명소로 지정한 뒤 일반인에 공개.
젊었을 때인 1930년대 처칠은 이곳에서 당시 유럽에서 발호하던 파시즘에 대적할 정치적 구상을 했으며 늙어서는 집필과 그림그리기에 정열을 쏟았다.
단순하고 안락하게 꾸민 2층 저택 내부에는 처칠이 생전에 입고 쓰던 옷.군복.지팡이등 개인용품,그가 읽던 책과 직접 그린수채화등이 진열돼 있다.
푸른 잔디로 뒤덮여 있는 낮은 구릉이 물결처럼 넘실대는 차트웰 정원은 평생을 묵묵히 남편의 후원자 역할을 한 처칠여사의 작품.그는 노정치가가 노년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정원에 정자.연못.크로켓라운드등을 소박하게 꾸며놓았다.이중 처칠이 낚시하던 연못에는 낚시의자가 그대로 전시돼 있는등 역사를 보존하는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어 훈훈한 감동을 준다.
런던=金鍾潤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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