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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러시아 발레뮤지컬 제작 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삼성나이세스는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발레단(舊레닌그라드발레단)이 세계공연사상 처음 시도하는 「발레뮤지컬」제작에 직접 투자,해외공연의 판권을 획득했다.국내 공연기획사가 외국 공연물제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발레단은 89년 발표했던 발레 『피노키오』를뮤지컬로 재창작,지난 6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발틱하우스(舊레닌콤소몰극장)에서 선보였다.삼성나이세스는 『피노키오』의 제작비를 부담하는 대신 오는 8월 한국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미주 공연을 이끌게 된다.
삼성나이세스는 지난해 국내공연에서 뛰어난 예술성으로 호평받았던 상트 페테르부르크발레단의 『피노키오』를 첫투자대상으로 선정,제작 시작 9개월만인 지난 6일 현지 시연회에서 최종계약을 끝냈다. 발레뮤지컬은 발레의 고유영역인 춤.연기에 노래를 배합,뮤지컬적인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예술장르로 발레와 뮤지컬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중성을 증폭시킨 것이 특징.
『피노키오』의 시연에 앞서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21세기를여는 새로운 예술」이라는 평과 함께 큰 관심을 나타냈다.특히 5일 페테르부르크 TV는 리허설 장면을 중심으로 15분간의 특집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번 시연회에 참석한 삼성나이세스 공연 이벤트담당 최호(39)과장은 『앞으로 대기업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외국 공연물의 수입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공연물을 제작.수출함으로써 수지의 균형을 이루는 것도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피노키오』를 제작한 상트 페테르부르크발레단의 예술감독 보리스 에이프만은 『발레뮤지컬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매우 복잡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작업』이라며『어린이.어른 모두에게 감동을 줄수 있는 가족 뮤지컬』임을 강조했다.현재『피노키 오』는 에이프만의 유명세로 인해 이미 미국.싱가포르.일본등지의 공연관계자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전망은매우 밝은 편이다.
『피노키오』는 발레를 기본으로 하고 장면전환때마다 노래를 삽입함으로써 뮤지컬과 같은 효과를 높였다.내용은 콜로디 원작 그대로지만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 할아버지가 고래 뱃속에 들어가는 장면이 불 속에 던져진 제페토를 피노키오가 구 하고 죽는 장면으로 대체됐다.또한 발레단원들이 직접 서커스의 묘기와 마술을 보여줌으로써 오락적인 요소도 가미했다.
시연회에 초청된 1천여명의 어린이와 관계자들은 공연이 끝난 후 한결같이『발레와 뮤지컬 어느 것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흥미를 얻었다』는 반응이었다.국교생 딸과 함께 관람했다는 예프게니 예나(40)는 『발레는 아이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지만이번 공연은 1시간30분동안 지루하지 않았다』며『특히 서커스의묘기와 마술이 등장함으로써 시종 긴장감과 흥미를 끌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8월1~6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의 내한공연에서는 자막없이국내가수의 녹음으로 공연될 예정이다.발레단측은 해외공연때마다 현지녹음을 통해 언어소통의 불편을 극복할 뜻을 밝혔다.
상트 페테르부르크=李順男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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