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韓 南阿共대통령넬슨 만델라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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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계 인권운동의 기수이자 남아공 초대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가 92년12월 한국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처음으로 다음달 6일 한국을 방문한다.집권 1년을 맞는 만델라정부는 아직도 빈부격차.잠재적인 흑백갈등.줄루족 중심 의 反만델라운동에 의한 黑黑갈등등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만델라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그의 일생과 남아공의 앞날을 짚어본다. [편집자註]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은 「아프리카 흑인들의유일한 희망」에서 이제는 흑백 공존의 새로운 국가건설을 주도하는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국제적인 거목이다.
백인정권에 저항하다 27년간이나 투옥됐던 만델라는 초인적인 인내로 이를 견뎌내고 마침내 3백40년에 걸친 남아공의 백인 철권통치를 종식시켰다.
93년 흑백화해의 평화적인 투쟁노선으로 전환한 만델라는 자유총선에서 남아공 초대 흑인대통령에 당선됐으며,그해 노벨평화상을수상했다.
흑인독립투쟁단체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청년동맹의장에 선출된 그는 52년부터 악법무시운동을 펼치면서 흑인저항운동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흑백 인종간 혼인 금지법,인종간 거주지역 분리를 골자로한 집단지역법등 백인정권이 만들어낸 각종 악법을 무시하자는 이 비폭력 운동으로 만델라는 64년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악명높은로벤섬 수용소에 수감됐다.
만델라는 그러나 함께 수감된 청년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정치학습을 실시해 이 감옥을 「만델라대학교」로 불리는 흑인해방투쟁의 본거지로 바꾸었다.
백인정부가 그를 탄압하고 언론검열을 통해 익명화하면 할수록 만델라는 흑인의 자유와 인권의 우상으로 부상했다.85년 시사주간지 타임은 만델라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국제사회에서 그를 공식화했으며,레이건 美행정부도 86년 마침내 남아 공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단행함으로써 만델라 석방을 위한 압력을 행사했다. 만델라는 90년2월 조건없이 석방됐다.이후 만델라는 예상을뒤엎고 비합법적인 무장투쟁조직이었던 민족회의를 합법정당으로 바꾸고 프레데릭 클레르크(그의 아들은 흑인여성과 결혼해 화제를 낳았다)대통령의 백인정부와 협상을 벌여 舊백인세력 의 잘못을 5년동안 묻지않는 대신 흑백간 화해와 자유총선실시를 골자로 한대타협을 이끌어냈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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