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열린강좌 ‘문화지대’ 치솟는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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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13일 오후 대구대 조형예술대 5호관 강당. 정해진 280석이 모자라 통로와 무대 앞까지 수강생이 차지해 적어도 350명 이상 입장했다. ‘누구없소’로 유명한 가수 한영애의 ‘자연·문화·음악사랑’ 강연에 몰린 인파다.

오후 3시 한씨는 “자연·문화·음악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라며 소통을 화두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음악은 계층·세대 간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나아가 평화를 가져오는 사랑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2시간 동안 강연하며 ‘젊은 그대’ ‘말도 안돼’ 등 노래 10곡을 열창해 수강생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그는 마지막에 “바른 가치관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하라”고 강조했다.

대구대가 매주 목요일 열고 있는 열린강좌 ‘문화지대’의 모습이다. 2006년 1학기부터 시작된 이 강좌가 갈수록 인기여서 주목받고 있다. 열린강좌는 수강생(1학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 등 외부인과 비수강 신청 학생이 듣는 강좌다. 문화지대는 대학 측이 재학생 등의 문화 소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한 강좌. 2006년 1학기때 수강생이 150명이었지만 2학기엔 200명으로 늘었다. 학생들의 요청이 많아서다.

이 강좌는 수시로 400여 명이 몰린다. 30~100여 명의 외부인과 청강생이 찾아서다. 장사익·한영애 같은 가수의 음악 공연과 유명 소설가·평론가·개그맨 등의 강연 때는 더욱 그렇다.

인기 비결은 21세기 문화 트렌드 등을 유명인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진영(21·경영학과 2)씨는 “경제 영역에까지 문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판단, 수강 신청했다”며 “즐기며 교양을 쌓고 학점까지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구시민 김명상(35·회사원)씨는 “꼭 듣고 싶은 강의는 휴가를 내서라도 듣는다”며 “가수 등이 자신만의 음악세계·가치관을 진솔하게 밝히고 청중의 질문에 답해 마음에 쏙 든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올해도 다양한 강좌를 연다. 전 통일부 장관 이종석, 영화배우 오지혜,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홍세화, 영화평론가 하재봉 등의 강의를 준비한 것이다. 프로그램은 누구나 볼 수 있게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cult.daegu.ac.kr)에 올려 놓았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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