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오현의 영어능력평가시험 바로 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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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한국 영어의 체질 개선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영어 전문가 제언 두 번째 시리즈로 송오현 DYB최선어학원장의 ‘영어능력평가시험 바로 보기’ 칼럼을 5회에 걸쳐 싣는다. 송 원장은 15년간 대치동에서 중·고생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진행해온 유명강사 출신이다.

 수능영어를 대체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앞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말하기’와 ‘쓰기’를 포함한 4개 영역을 평가한다고 한다. 파격적인 방침이다. 사실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네 영역의 영어 능력을 고루 개발하려는 의지는 이미 7차 교육과정과 2006년 9월 발표된 교육과정개정안부터 강조돼 왔다. 그러나 60만 명이 동시에 치르는 수능에서 말하기·쓰기 능력을 측정하기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말하기·쓰기 교육을 소홀히 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또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영어평가 시장에 대한 반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초에는 홈페이지가 다운돼 응시 접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른바 ‘TOEFL 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영어평가 시장은 TOEIC의 비중이 절대적이며, 입시 인증용도로 TOEIC·TOEFL 등이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체 개발한 STEP 시험에 매년 250만 명이 응시하고, 이 시험이 입학시험·학점부여시험에 활발하게 활용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론적으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한국인의 영어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토종 영어인증평가가 필요하다’는 시대적인 요구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영어능력평가시험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영어교육정책연구센터가 개발 중이다. 서울대·한국외대·숙명여대 등 20여 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TOEFL과 TOEIC을 개발한 ETS사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교육부 당국자 인터뷰에 따르면, 교과 과정 내에서 출제할 계획이어서 지나치게 어렵지는 않으리라 예상된다. 학생용 시험은 단계별로 기준점수를 통과하면 해당 등급을 획득하는 등급제 방식이 채택될 확률이 높다. 반면 일반인용은 점수제가 유력하다.
 이 시험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시험결과는 대입·특목고 등 상급학교 진학시 자격조건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취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 학교장 재량으로 교내 영어시험을 대체하거나 해외 유학에서도 유효한 인증 점수가 될 수 있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이 ‘문제풀이식’ 한국 영어에 유효한 처방인지는 2009년 하반기 치러질 첫 시험 이후 서서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DYB최선어학원 원장
www.choisun.co.kr 02-2226-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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