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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칼칼하거나 기침 날 때 한방차 한 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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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봄엔 기관지가 특히 괴롭다. 천식 증상도 악화되기 쉽다. 덩달아 호흡기 내과 의사들이 바빠진다. ‘봄의 불청객’인 황사ㆍ꽃가루가 기관지ㆍ폐를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봄에 호흡기 손상을 줄이고 나른해진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 데 유익한 한방차로 흔히 도라지차ㆍ오미자차ㆍ맥문동차가 꼽힌다.

도라지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물이다. 기제사(忌祭祀) 상에 오르는 삼색 나물의 하나다. 봄기운이 완연한 날엔 ‘도라지 타령’이 절로 나온다. 대개 음력 2월과 8월에 캔 뿌리를 햇볕에 말려 먹는다.

도라지의 맛은 쌉싸래하다. 뿌리 껍질에 든 사포닌 때문이다. 그래서 나물로 먹을 때는 뿌리의 껍질을 벗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껍질을 벗기기 귀찮을 경우 쌀뜨물이나 소금물에 담가 두면 쓰고 아린 맛이 쏙 빠진다.

하지만 예부터 한약재로 써 온 도라지의 약효 성분은 바로 이 사포닌이다. 사포닌은 인삼ㆍ더덕의 건강 성분이기도 하다. ‘일 인삼, 이 더덕, 삼 도라지’라는 말이 있는 것은 셋의 외양과 약효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재로 쓰려면 껍질을 벗겨선 안 된다.

도라지의 한방명은 길경(桔梗)이다. 길경이 든 처방은 『동의보감』에 기록된 것만 278종에 달한다. 길경의 약성은 폐의 기운을 고르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기침을 멎게 하는 것이다. 기침ㆍ가래약으로 유명한 ‘용각산’의 주재료가 바로 길경이다. 또 선생님처럼 성대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목이 칼칼하거나 기관지 염증에 효과적인 도라지청을 먹으면 좋다.

오미자(五味子)는 단맛ㆍ신맛ㆍ쓴맛ㆍ짠맛ㆍ매운맛 등 다섯 가지 맛이 오묘하게 섞여 있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실은 신맛이 가장 강하다. 약성은 도라지와 비슷하다. 기침이 심하게 나고 숨이 가빠져 기(氣)가 위로 치밀어 오르는 증상(천식)을 완화한다. 폐 기능도 강화한다. 『동의보감』에도 “기침이 나고 숨이 찬 것을 치료하며 술독을 풀어준다”고 기술돼 있다. 또 중국 당나라의 명의(名醫) 손사막도 “날씨가 더워지면 오미자를 늘 먹어 오장의 기운을 보하라”며 오미자의 보신 효과를 높이 쳤다고 한다.

맥문동(麥門冬)은 뿌리를 약으로 쓴다. 보리알처럼 생겼다고 해 맥문동이다. 약성은 심장을 보하고 폐를 시원하게 하며 정신을 진정시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주원료로 한 한방차는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도라지차는 ‘얇게 썬 도라지 50g+감초 6쪽+물 1L’를 주전자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은근히 달이면 완성된다. 냉장고에 넣어둔 뒤 하루 2∼3회 마시면 적당하다.

‘오미자 40g+물 1.8L’를 주전자에 넣고 강한 불로 끓이면 오미자차다. 이때 가열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오래 끓이면 떫은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오미자차 특유의 신맛이 꺼려진다면 꿀ㆍ과즙을 첨가해도 괜찮다.

맥문동차는 ‘맥문동 30g+생강 1개(얇게 썲)+물 1.5L’를 주전자에 붓고 중간 불로 2시간가량 달여 만든다.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은행ㆍ백합을 첨가한다. 황사ㆍ꽃가루철에 마른기침이 나거나 목이 컬컬할 때 꿀이나 과즙을 타 하루 2∼3회 마신다.

봄기운에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다면 생맥산(生脈散)도 권할 만하다. 생맥은 맥이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맥문동 8g+인삼 4g+오미자 4g’을 부숴 가루로 만든 뒤 이것을 물에 타면 생맥산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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