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 復古바람 거세다-"옥이이모"등 50~60년소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아이고 이게 이가 아이라 소다,소.』 드라마 『옥이 이모』(SBS)에서 복태의 엄마 권기선이 넝마주이로부터 이를 옮아온아들을 보고 내뱉은 한마디의 대사다.최근 시청자들에게 가장 진한 감동과 웃음,여운을 남긴 이 TV대사는 권기선의 천연덕스런연기와 함께 우리의「과거 」를 함축적으로 전달한 백미로 꼽히고있다. 최근 50~60년대를 소재로 한 『옥이이모』는 물론 과거의 영상을 토크.코미디로 함께 꾸며가는 『시간의 징검다리』(KBS1)『TV시간여행』(MBC)등 복고풍 프로가 붐을 이루고있다. 한복치마가 불피우기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짧은 치마입기캠페인」을 펼치는 모습,「국민의생활연구발표회」란 이름의 60년대 패션쇼장면,신성일과 엄앵란이 참새시리즈이야기를 나누는 데이트장면 등은 향수.신기함등 각 계층에 다양한 반응을 얻으며 브라운관을 잠식해가고 있다.이미 인기를 얻고 있는 『그사람 그후』(MBC)에 이어 과거의 사건을 재연한 『그때 그사건』(KBS2)이 생겼고 코미디물에서도 「과거」를 소재로 패러디한 코너가 폭증하고 있다.이같은 복고풍 바람의 요인은 크게 네가지.우선 근대화과정에서 열심히 달리기만 해왔던 40대이상이 느끼는 현재의 「허망함」을 달래줄 수 있다는 방송측의 의도가 있다.
『시간의 징검다리』의 권순우PD는 『열심히 일했지만 아무 것도 얻은 것없이 유신.부패등으로 과거를 매도만 당하는 장년층은그때도 사람 사는 사회였고 자신들의 노력을 인정받고 싶은 정서가 있다』고 말한다.
호기심 많은 신세대들에게 충분한 상품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주로 10대 대상의 오락물 『TV시간여행』을 연출하고 있는한경진PD는 『최근 3년간 지속돼온 신세대 위주의 드라마.쇼등이 식상감을 주는 시점』이라며 『과거의 세태.풍 물등이 청소년들에게도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반향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의 「신세대 이야기」가 식상해진 시점에서 소재를 미래로 넓히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우리방송의 현실도 한 요인.
더불어 올해가 광복50주년인 시점도 과거를 한번 정리해보려는방송의 「복고풍」바람이 거세지게 한 요인.
대부분의 제작진들은 한국풍속사 전공학자의 부족,대한뉴스.리버티뉴스 외에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방송사 자체의 「과거영상」관리소홀 등을 난제로 꼽는다.권PD는 『복고풍 프로가 역사의 흐름을 정리해주기 보다「해프닝」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선소중한 우리풍속에 대한 관심과 과거의 보관정리에 힘을 기울여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崔 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