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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즐겨읽기] '분노' 그냥 내버려 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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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달라이 라마님, 화날 때 어떻게 하세요?
달라이 라마 지음, 김석희 옮김, 열린 책들, 220면, 8500원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 종교인들은 어떻게 화를 다스릴까.

"그럴 때는 분노의 감정을 그냥 내버려 둡니다. 내버려 두면 분노의 감정이 오랫동안 마음에 머무르는 일은 없으니까요." 또한 분노, 낙담, 슬픔에 겨울 때는 '허공이 남아 있는 한, 중생이 남아 있는 한, 나 역시 남아 있으면서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리라'란 '입보살행론'의 산티데바의 말을 읊조린단다. 티벳 민족의 정신적. 정치적 지도자인 제14대 달라이 라마 톈진 가초의 말이다.

이 책은 그가 2003년 10월 일본 방문 당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던 강론 등을 정리한 것이다.

그는 예순여덟의 보통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강론을 들어달라고 전제한 뒤 진실한 사랑, 자비로운 마음에 대해 말한다. 그의 사유는 폭넓고 깊다. 불교의 사상과 실천은 물론 젊은이들을 위한 충고, 과학기술 발달의 위험성, 반전운동과 비폭력, 빈부 격차와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체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을 법하다. "분노나 증오, 질투 따위는 나도 해치고 남도 해치는 나쁜 마음이라는 확신을 가지면 마음에 좋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한 구절만 얻고 행해도 값지다.

각 장 끝부분에는 청강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실려 현장감을 살렸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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