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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빨간불-올1분기 경제성장률 2.7%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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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의 경기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올초까지만 해도 미국은 경기과열과 이에따른 물가불안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다.지난해 4.4분기때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은 무려 5.1%를 기록한 바 있다.美정부가 인플레부담이 없는 적 정성장률로 설정한 2.5% 보다 두배나 높은 수치였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경기진정을 위해 지난해 2월이후 올 2월까지 무려 일곱차례나 공금리를 올렸다.
그런데 불과 몇달새 상황이 급변했다.
美상무부는 지난달 31일 올 1.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2.7%(연율환산)를 기록,최근 1년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이는 한달전 발표됐던 잠정치(2.8%)보다 0.1%포인트 하향수정된 것이다.
언뜻 보기엔 적정성장 궤도를 향한 성공적 軟착륙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물론 이 정도 선에서 하강세가 멈춘다면 대성공이다.
그러나 2.4분기 들어 미국경기는 연착륙의 정도를 넘어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을 속속 드러내고 있다.
4월중 美제조업체의 내구소비재 수주액은 전월보다 4.0% 감소했다.또 4월중 공작기계 수주액은 전년동기보다 19%나 격감했다.소비와 설비투자가 동시에 급속히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기업들은 재고가 쌓이자 생산을 감축하고 있다.특히 자동차와 가전등 산업연관 효과가 큰 중심산업 쪽이 심하다.포드와 크라이슬러는 지난 한주간 일부 주력차종의 생산을 중단했다.자동차 판매대수가 올들어 연속 5개월간 줄어들면서 재고량이 적정수준인 60일분을 대폭 상회,1백일분에 달했기 때문이다.가전부문에서도 4월말 현재 TV 재고량이 1년전보다 50%나 늘었다.
경기하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5월중 소비자신뢰지수는 1백1.6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2.4분기중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인 2.5% 밑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이는 곧 경기침체를 의미한다.연착륙은 물론 실패다.
벌써부터 재계와 의회 일각에서는 『FRB가 과도한 금리인상으로 경기를 망쳤다』면서 『FRB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다시내리는 조치를 서둘러 취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FRB가 지난달 31일 독일.일본등 선진 6개국 중앙은행들과 함께 달러가치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미국의 금리인하는 곧 달러값에 대형 악재라는 점에서 FRB가 금리인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펴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金光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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