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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의 전라남도 기행 ② - 해남 달마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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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89m의 달마산은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에서 북평편에 걸쳐 있는 산이다. 산 전체가 규암으로 되어 있고, 삼황(三黃)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삼황이라 하면, 불상과 바위 그리고 석양빛의 조화로움을 이른다. 달마산이 뿜어내는 용맹한 기운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진즉에 감지한 고려시대의 고승 무외대사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북으로 두륜산 접해있고 삼면은 모두 바다와 닿아있는 산, 송호리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무성하여 모두 백 여척이나 되는 것들이 치마를 두른 듯 서있다. 그 위에 마주한 기암괴석들이 우뚝 솟은 깃발과도 같다. 혹 사자가 찡그리고 하품하는 것 같고 또는 용과 범이 발톱과 이빨을 벌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멀리서 바라보면 하얗게 쌓인 눈이 공중에 한 발짝 다가서 서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달마산은 결코 쉬운 산이 아니다. 저 멀리에 서면 기암괴석의 위용에 감탄이 절로 나오며, 한걸음 들여놓은 순간부터는 그 위용에 지배당하기 시작한다. 능선 중간 중간에 단절된 바위를 만나면 바위 사이를 연결해 놓은 줄에 몸을 의지해 산을 올라야 한다. 위태롭고 힘겨운 것은 물론이지만, 그만큼 산을 믿고 또 산을 오르는 자신을 믿어야만 한다.

사진 1) 달마봉 정상 달마봉 표고 489m. 사방이 탁 트여 앞, 뒤로 바다가 펼쳐진다. 눈앞에는 남해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마다 환호한다. 사람들의 환호만큼 바닷바람도 거세다. 이제부터 울퉁불퉁한 돌 능선을 타고 걸어야 한다.

사진 2) 달마산 정상에서 본 땅끝마을 산 정상에 서면 땅끝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세상의 끝에 선 기분이다.

사진 3) 달마산 공룡능선 달마산은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있다. 달마산의 능선은 단조로운 산타기와는 달리 멀리 해안 경관을 보는 즐거움이 함께해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가는 길에는 암릉, 억새, 다도해 조망 등 온갖 재미를 두루 볼 수 있다.

사진 4) 능선 타고 내려가는 길 험준한 능선을 타고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다. 고단한 길이지만 원망스러운 산행은 결코 아니다. 이게 달마산의 일부가 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사진 5) 달마산 문바위 달마산 문바위는 성인 한명이 지나 갈 만한 크기다. 문바위를 지나고 나면 해남 서편의 바다가 지척이다.

사진 6) 때 이른 동백나무 미황사로 내려오는 길에는 동백나무가 열을 지어섰다. 한 두 송이 여전히 붉게 꽃을 피우고 있다. 강인한 생명력이다.

정유진 객원기자 yjin78@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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