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의중 꿰뚫는 하버드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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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창용(49·사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13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금융위의 위원장·부위원장이 모두 민간 출신으로 채워진 것이다. 금융감독원장에도 민간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금융 정책·감독 기구 수뇌부가 모두 민간 출신이 된다. 위원장에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이 임명됨에 따라 당초 부위원장엔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획기적인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산업 육성’이란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다시 한 번 강조된 인사”라고 풀이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번 정부가 금융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운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거시경제학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형적인 ‘참여형 이론가’로 평가받고 있다. 청와대·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예금보험공사 등이 만든 각종 위원회의 운영·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종종 언론 기고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밝혀왔다.

이 부위원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과 함께 이번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을 짰다. 대통령의 의중을 잘 꿰뚫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시장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공석인 금융감독원장엔 이팔성 서울시교향악단 대표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지낸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을 지원한 ‘63동지회’ 회원이다. 또 금감원 부원장, 기업은행장을 지낸 김종창 법무법인 광장 고문도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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