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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외국社 모시자, 홍보대행사들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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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외국 기업을 잡아라. "

외국기업을 고객사(클라이언트)로 끌어들이려는 홍보대행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홍보대행료가 후한 데다 유명 외국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면 회사 이미지가 높아져 다른 업체를 수주하는 데도 유리하다. 경기 침체로 한국 회사들은 홍보 물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외국 기업에 주력하는 이유도 있다.

홍보대행사들은 다양한 전략을 동원, 고객 끌기에 한창이다. 특히 홍보대행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에 들어가는 외국기업은 좋은 표적이다.

지난해 한 외국계 항공기 제작업체의 홍보대행업무를 놓고 8개 홍보대행사가 치열하게 수주전을 펼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외국계 PR회사 에델만코리아는 올 들어 질레트 코리아의 브라운과 오랄비, 제약회사인 한국 MSD의 포사맥스 및 싱귤레어, ING 등의 홍보를 새로 맡았다. 기존 클라이언트는 아스트라제네카, 한국엘러간, 한국 화이자 등 유명 제약회사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골드먼 삭스 등 금융사였다. 이 회사는 금융.제약.생활건강 분야 등 기업들의 홍보 대행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국 본사에서 들여온 '위기관리 시스템' 기법을 활용해 고객사의 호감을 산다. 고객사들이 위기 상황을 실제처럼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로버트 피카드(40)에델만 사장은 "본사에서 보내온 매뉴얼에 한국시장에 적합한 홍보기법을 접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인은 최근 주요 외국기업들을 '싹쓸이'하다시피해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2000년 7월 설립한 지 4년여 만에 업계 3위권에 진입한 '무서운 신인'이다. 프레인이 새로 맡은 회사들은 나이키, P&G의 '위스퍼'부문, 씨티그룹, 애플 컴퓨터 등이다. 기존 고객사로 올림푸스 한국, 필립스전자 등도 확보하고 있다. 여준영(34)사장이 강조하는 것은 '철저히 현지화된 홍보 활동'이다.

여사장은 "외국 기업들이라 해도 한국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기업들의 자료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각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 초부터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메리트 버슨 마스텔러는 정부 및 공공 분야 홍보에 강점을 자랑하고 있다. 월드컵.인천공항.서울시.재경부.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등의 홍보를 담당해 왔다.

외국 기업으로는 퀄컴.SAP.페덱스 등을 맡고 있으며 올들어 엑센츄어.디아지오.티센크룹 등의 홍보를 시작했다. 이 회사 정윤영(39)사장은 "업계에서 10년 넘게 쌓아온 네트워크와 경력이 고객사 유치의 비결"이라며 "특히 해외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한다는 것이 공공 기관을 맡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PR는 맥도널드.한국바스프.3M 등 기존의 고객사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한국 GSK 등을 새로 영입했다. KPR는 직원들의 전문성을 중시해 영어 및 제2외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약사.병원 홍보실 출신 등의 직원들을 채용해 왔다. 이 회사 신성인(51)사장은 "직원들이 전문적인 실력을 갖고 있다는 게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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