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올 초만 해도 조선·기계 업종을 대신해 시장을 주도할 업종으로 내수·유통주를 꼽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미국발 악재가 주식시장을 계속 흔들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 지표도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다 롯데쇼핑은 실적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126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200억원 밑돌았다. 새로 문을 연 점포를 뺀 기존 점포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2월까지 매출(백화점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4% 정도 늘어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신세계나 현대백화점 매출이 6%대로 늘어난 것에 비하면 신통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내에서 모호한 위치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기가 좋지 못하다지만 여전히 명품은 잘 팔리는 편이다. 반면 중산층은 좀 더 싼 물건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해졌다. 명품 영업 비중이 큰 현대백화점이나 할인점의 몫이 큰 신세계의 실적이 그런대로 유지되는 이유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명품 영업을 내세울 수도, 할인점에 기대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