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회의 정부지출 삭감 노력과 관련해 지난해 가을 어느날저녁 세인트루이스 시립극장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막이 오르기 직전 극장장이 무대위에 올라서더니 州정부의 감세안(減稅案)에 부표(否票)를 던져달라고 관중들에게 호소했다.시립극장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 옆자리에 있던 한 여성에게 『우리가 산 입장표에 미주리州 농민들이 낸 세금이 보조금으로 포함돼있는데 혹시 미안함을 느끼느냐』고 물어 보았다.대답은 단호히 『노』였다.농민들도 나름대로 도시민이 낸 세금으 로 덕을 보는부분이 있을테고 결국 공공재(公共財)는 납세자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했다.정부 재정정책도 바로 이 여성과 같은 오류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식당의 우화(寓話)를 상정해보자.마을에서 유일한 식당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그 식당에서 외식을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이 식당에서 샌드위치.달걀부침.음료등 간이식을 먹는데 실비(實費)인 6달러가 든다.디저트를 시키면 추가로 4달러를 내야 하고 스테이크 같은 정식(定食)을 시키면 30달러를 더 내야 하는데실비보다 비싼 편이다.또 디저트나 정식은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한 사람들이 균등하게 나눠 내도록 돼 있다.
간이식만으로 충분히 배는 부르다.만일 식대를 모두 각자 내기로 했다면 6달러짜리 간이식만 먹고 마는 손님들이 대부분일 것이다.그러나 『어차피 내가 주문하는 추가음식값을 다른 손님들과나눠 낼테니까 과식이지만 많이 먹고 보자』는 사 람이 많을 경우 문제가 된다.
식당을 찾은 1백명이 모두 탐욕스런 성격이어서 점심을 스테이크까지 시켜먹었다면 식대가 모두 4천달러 나온다.만일 각자 계산하는 방식이었다면 대부분 간이식만 먹어 6백달러를 크게 넘지않았을 것이다.정부사업 가운데는 6달러어치만 먹 었는데 40달러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있을것이다.그러나 그렇지 못한 정부사업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