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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적고 필터 청소 쉬워야 으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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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30면

공기 정화 효력 있을까
회사원 이모(44·서울 청운동)씨는 올해 황사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란 소식에 지난달 20여만원을 주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 이씨 가족은 청정기를 설치한 이후 하루 종일 켜고 지내다시피 하면서도 정화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이런 의구심은 며칠 전 풀렸다.

황사 공습, 공기청정기로 막아볼까

필터 청소를 하기 위해 필터를 떼어내 보니 외부와 가장 가까이 있는 필터에 미세먼지가 빼곡히 쌓여 있었던 것이다. 한국공기청정협회 차성일 사무국장은 “협회에서 ‘CA(Clean Air)마크’를 준 제품은 실제 정화 유효 공간 내 미세먼지는 80%, 냄새는 60% 이상 제거하는 것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CA마크는 정화 능력과 함께 오존 발생량이 기준치(0.05ppm 이하)를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호흡기환자&중환자 관리 저널’은 지난달 15일 덴마크 오르후스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공기청정기가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60~75세 노인 21쌍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공기청정기를 48시간 사용하면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혈관 기능이 8.1%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흡연자가 담배를 끊었을 때의 효과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저널의 분석이다.
 


국내 시판 중인 공기청정기는 10대 중 9대꼴로 HEPA 필터를 탑재하고 있다. 이 필터는 0.3㎛(1㎛은 1000분의 1㎜)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7% 걸러준다. 오르후스대 연구팀도 “HEPA 필터의 위력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시중엔 물 필터를 채택한 습식 공기청정기와 전기집진판을 부착한 전기집진식 공기청정기도 나와 있지만 아직은 판매량이 미미하다. 최근엔 HEPA 필터의 정화 기능을 향상한 복합식 제품도 나오고 있다. HEPA 필터에 광촉매를 코팅하거나 전기집진판을 결합한 제품이다. 복합식 제품은 HEPA 필터만 있는 제품보다 비싸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2005년 효능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당시 문제가 된 제품들은 필터 없이 고압 전기로 음이온이나 오존을 발생시켜 먼지를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들 제품은 음이온이나 오존이 미세먼지와 결합해 실내 공간 벽면에 달라붙게 할 뿐 먼지를 제거하는 능력이 없어 문제가 됐다.

차 국장은 “먼지를 걸러주는 필터가 있는 제품이라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며 “고압 전기로 음이온이나 오존을 발생해 먼지를 없애준다는 제품은 공기청정기라기보다 음이온 발생기나 오존 발생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제품은 오존이 인체에 해를 미칠 만큼 과도하게 방출되는 부작용을 안고 있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 한인백 위원은 “살균 효과만 따지면 오존 발생량이 많은 게 유리하지만 어린이와 노인의 호흡기와 눈 등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습 등 부가 기능 신제품도
올해엔 공기 정화 기능에 부가 기능을 결합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샤프전자와 웅진코웨이는 공기청정기에 가습기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다. 복합 기능을 동시에 사용하거나 따로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공기청정 기능을 지닌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들 복합 기능 제품은 공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비싼 게 흠이다.

샤프전자는 가습 공기청정기(사진)에 ‘살균 이온 샤워 기능’과 ‘가습 미스트(안개) 이온 기능’이 들어 있어 공기 정화 능력과 탈취력이 이전 제품보다 각각 2배, 3배 향상됐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 김국현 과장은 “공기 중 고(高)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동풍로 제어시스템’은 공기 흐름을 제어해 실내 습도를 40~60%로 맞춰 준다.

렌털시장의 강자인 웅진코웨이가 이달 초 출시한 자연가습 공기청정기(사진)는 설정한 오염도 및 습도에 따라 풍량 및 가습량이 자동 조절된다. 회사 측은 필터가 세균과 먼지는 물론 감기 바이러스와 조류 인플루엔자, 포름알데히드까지 걸러 준다고 주장한다. 가습 방식은 청정기를 거친 공기가 가습 필터를 통과하면서 습기를 머금도록 고안됐다.

LG전자는 올 1월 2008년형 휘센 에어컨을 출시하면서 중·고가 모델엔 모두 공기청정기 기능을 탑재했다. 이들 모델에 탑재한 ‘리프레시 백금 탈취 필터’는 냄새는 물론 새집 증후군을 유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도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에어컨 기능과 공기청정기 기능을 따로 사용하거나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DNA 필터’와 ‘수퍼청정기술(SPI)’을 적용한 2008년형 하우젠 공기청정기(사진)를 내놨다. DNA의 이중나선 형태로 만든 DNA 필터엔 연어의 이리(수컷 어류의 생식 샘)에서 추출한 핵산을 코팅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DNA 필터가 담배 연기의 유해 물질과 환경 호르몬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SPI는 공기 중 수분을 플라스마 방전으로 분해해 발생시킨 활성수소와 산소 이온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박멸하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시중엔 실제 사용 면적을 기준으로 3~15평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격은 실제 사용 면적뿐만 아니라 대기업·중소기업 제품 여부, 내장된 필터 종류, 부가 기능 및 효과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독일제 벤타 3평형(LW-14)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샤프전자의 13평형(FU-560K)보다 10만원 이상 비싸다.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 종류와 기능이 워낙 다양한 만큼 구입하기 전에 용도와 구입 희망 가격대를 정한 뒤 적합한 제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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