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핵심 또 다칠까’ 긴장하는 영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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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참조> 이 의원은 2006년 10·25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재입성한 재선 의원이다.

이로써 공천 내정자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보류된 인사들을 포함해 145명이 됐다. 이날 내정된 총선 후보 중 현역 의원은 친이계인 박순자(비례대표) 의원이 유일했고 나머지 16명은 원외 인사였다.

◇긴장감 휩싸인 한나라당=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는 하루 종일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 현역 지역구 의원 5명을 탈락시킨 공천 칼날이 ‘화약고’로 불리는 영남권을 겨눈 까닭이다. 불과 두 달 전 대선 승리로 들떠있던 한나라당은 온데간데없었다. 이날 공천심사위원들이 심사를 벌이고 있는 6층 회의실 주변엔 전투경찰 7~8명이 입구에 서서 기자들의 출입조차 막았다. 부산에서 올라온 한 총선 예비후보자는 공심위원들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6층을 기웃거리다 “도무지 방법이 없다”고 허탈해하며 당사를 떠났다.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한나라당 고조흥 의원(右)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 참석해 안상수 원내대표(左)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특히 9일 시작될 영남권 공천 심사에서 현역 의원 상당수를 교체할 방침이란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공심위는 현역 의원 30% 이상을 탈락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은 수도권에 비해 현역 의원 비율이 높다. 60대 중·후반 이상의 3·4선 의원도 많다.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는 친박근혜계 의원이 다수다. 경기지역은 7일 현재 18명의 현역 의원 중 5명이 탈락해 물갈이 비율이 27.7%에 달했다. 17대(2004년) 총선에서 영남지역의 현역 교체 비율은 42.8%였다.

한나라당이 가진 영남권 의석은 지역구 68곳 중 62곳. 이 중 공천을 신청한 3선 이상 영남권 의원은 18명이며 60대 이상이 다수다. 70대로는 경남 산청-함양-거창의 이강두(71·4선) 의원, 경남 남해-하동의 박희태(70·5선) 전 국회부의장, 대구 달서갑의 박종근(70·3선) 의원이 있다. 60대 후반은 김기춘(69·거제·3선)·이상배(69·상주·3선)·이해봉(65·대구 달서을·3선) 의원 등이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필요한 곳은 물갈이를 한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며 “(영남권도) 어느 정도 물갈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는 측근인 한선교·이규택 의원의 탈락에 대해 ‘표적 공천’이라고 반발했다. 친박계가 다수 포진해 있는 영남권 공천에서 박 전 대표의 핵심 인사가 또 탈락할 경우 친박-친이 간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검(檢)나라당”=7일 현재 총선 후보로 내정된 145명 가운데 법조인은 24명(16.5%)에 달했다. 검사 출신이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15명이었고, 판사 출신이 6명이었다. 당내엔 “법조인 출신이 아니면 공천 신청도 못하겠다”는 자탄이 흘러나오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당선자 121명 중 변호사 자격 소지자는 30명(24.8%)이어서 ‘법조당’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검나라당이냐”며 “특정 직업군이 이렇게 공천을 많이 받으면 당이 편향적으로 기운다”고 비판했다.

글=신용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1억670만원

2008년 현재 국회의원이 1년간 받는 세비의 총액. 봉급생활자의 연봉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세비에는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수당, 상여금, 복리후생금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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