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만들기>딸하나 둔 주부 任素伊씨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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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내 집없이 이리 저리 이사다녀야 하는 시절에는 『내 집 하나만 있으면…』하는게 가장 큰 소망이지만 어렵사리 집을 마련하고나서의 상황도 여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경우 집을 사기 위해 적잖은 돈을 빌리기 때문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데다 아이들도 꽤 자란 상태라 교육비등의 지출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번주 「1억원 만들기 財테크」의 상담실을 두드린 주인공 임소이(任素伊.27)씨는 91년에 결혼,20개월 된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주부.
경기도 분당에 21평짜리 빌라를 분양받아 지난해 12월 입주,결혼 3년만에 집을 마련한 「또순이」다.
그러나 집 장만에 대한 기쁨도 잠시,任씨는 요즘 다른 고민에빠졌다. 집마련하느라 빚은 늘어난 반면 친지와 함께 한약상을 하던 남편이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로 직장(고객상담실 근무)을옮기면서부터 수입은 예전보다 3분의 1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또 자라나는 딸 아이를 보면 『젊었을 때 한 푼이라도 모아놔야 할텐데…』하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래서 재테크 전문가 양맹수(梁孟洙.주택은행 검사부 검사역)차장을 찾았다.
◇현황=任씨 가족의 현재 재산은 6천6백43만원.93년 10월 분양받아 작년 12월 입주한 빌라(분양가 6천30만원)가 한 채 있으며 으뜸장기예금(1백49만원.20년 만기인 상품에 1백만원을 적립한 후 현재의 원리금)과 은행의 점 프신탁(일반불특정금전신탁.1백50만원)에 모두 2백99만원이 예치돼 있고월급여 재형저축.새생활보험과 은행 적립신탁에 3백14만원이 들어있다. 그러나 집마련하면서 1천2백만원의 주택자금을 대출받았고 친지들로부터 1천만원을 빌렸기 때문에 빚은 모두 2천2백만원이 남아 있다.이를 제하고 나면 순재산은 4천4백43만원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집을 빼고 나면 빚(순 부채 1천5백87만원)이 손에쥔 재산보다 훨씬 많은 상태다.
남편 金씨의 연수입은 월급.상여금 합쳐 1천4백만원선.한달 평균 1백17만원을 버는 셈이다.
이중 매달 주택은행 융자금을 갚는데 10만원을 쓰고 차세대 통장과 교육보험에 9만원,재형저축.새생활보험.알뜰적립 신탁에 모두 32만원을 불입하고 있다.나머지 66만원 가량은 생활비로쓰고 있다.
◇전문가 진단=금융자산만 놓고 보면 빚 부담이 아주 무겁다.
집을 마련한 시기가 다소 빨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빚 가운데 은행대출 1천2백만원은 20년동안 나눠 갚는 장기저리의 주택자금을 이용한데다,친지에게 빌린 1천만원도 이자가 없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에 대한 가계부담은 크게 걱정할정도는 아니다.
월소득 1백17만원중 41만원을 저축,알뜰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저축도 은행과 보험에 적절히 분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은행저축도 수익성이 높은 적립신탁과 일반불특정 금전신탁에 2계좌나 들고 있어 금융정보에 밝은 가계로 보인다.그러나 현재의 소득.재산상태에서 1백50만원 가까운 돈을 20년 만기장기예금에 예치하고 있는 것은 다소 문제다.
◇전문가 설계=任씨 가족은 나이에 비해 집을 일찍 장만한 경우다.또 21평정도라면 세식구가 살기에 적당하므로 앞으로는 금융상품과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분산투자하도록 하자.
먼저 재형저축은 97년3월 만기가 되면 돈을 찾아 공사채형 수익증권으로 굴리고 매월 붓던 10만원은 다시 근로자 증권저축에 들도록 하자.
이런 방법으로 운용하면 지금부터 11년 후인 2006년에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서 1천1백64만원,근로자증권저축에서 1천6백66만원의 수익을 각각 올릴 수 있다.
또 1년6개월짜리 적립신탁은 96년9월 만기가 돌아오면 원리금을 채권투자쪽으로 돌리도록 권하고 싶다.그리고 20만원의 월불입금은 새로 은행의 적립식 신탁에 들도록 하자.
적립신탁은 요즘같은 경우라면 연 12.5%의 수익률은 낼 수있으므로 2006년이 되면 원리금은 4천1백73만원이 되고 채권투자 수익금은 1천1백39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95년2월 1백50만원을 예치해 놓은 일반 불특정금전신탁(점프신탁)은 만기가 되면 찾아서 다시 채권투자로 운용하도록 하자.이렇게 9년6개월동안 굴리면 원리금은 5백20만원으로 불어난다.2001년 만기가 되는 새생활보험은 채권투자로 돌리고 월 불입액 2만1천원은 개인연금신탁에 새로 들도록 해 보자.
다시 5년후에는 채권투자와 개인연금신탁으로 얻어지는 수익금이각각 1천9백11만원,4백73만원으로 늘어 난다.20년짜리 장기예금은 금액이 크지 않으므로 그대로 가지고 가자.
이런 식으로 11년동안 돈을 굴리면 2006년에는 금융재산이1억7천5백94만원이 된다.
李貞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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