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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접대한 요리 그림책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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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약 200년 전 일본을 방문한 조선통신사에게 접대한 요리를 그린 그림첩이 공개됐다. 조선통신사 접대 요리 그림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컬러 그림에 설명문과 요리법, 도록을 남기게 된 경위 등이 기록된 작품은 처음이다.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 도모노우라의 역사민속자료관이 이번에 공개하고 전시하는 그림은 가로 836㎝, 세로 30㎝의 긴 도록이다.

조선통신사의 대표인 3사(정사·부사·종사관)와 상관(3사의 수행 관리)에게 제공된 접대 음식은 세 상의 그릇 숫자가 각각 7개, 5개, 3개여서 ‘753’으로 불렸다. 소금으로 간한 죽순과 대구·전복 등 고급 식자재를 쌓아 올린 상, 카스텔라와 양갱 등 다양한 색상의 과자를 쌓아 올린 상, 일본 전통 노(能)의 공연 장면을 재현한 인형 장식을 올린 상 등 33개의 상을 정밀하게 그렸다.

도록 끝의 설명문에는 조선통신사의 일본 방문(1811년)을 앞두고 1810년 통신사 접대를 담당한 고쿠라번(小倉藩·지금의 후쿠오카현)이 번주의 성에서 요리 예행 연습을 했다고 쓰여 있다. 번주의 가신들이 요리 재료와 제조법 등을 상세한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도모노우라 역사민속자료관의 단조 고지(檀上浩二) 학예원은 “에도 막부가 얼마나 조선통신사 접대에 공을 들였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진왜란 이후 1706~1811년 12차례 일본을 방문한 조선통신사는 조선의 정치문화사절로 양국 간 평화 구축 및 문물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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