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만 아는 실용은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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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강금실 최고위원(右)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효석 원내대표의 ‘강금실 내각’ 발언에 웃고 있다. [뉴시스]

29일 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통합민주당의 공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실용의 시대로 간다지만 돈만 아는 실용이 돼선 안 된다. 부자는 (공직자가 아니라) 그냥 부자로 살면 된다”며 “재산 형성 과정이야 어떻든 일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론 일도 잘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번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에 이어 강금실 내각이란 말이 회자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강남의 금싸라기 땅을 실제로 소유한 내각이란 말”이라고 설명했다. 순간 근처에 앉아 있던 강금실 최고위원을 비롯한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 국적을 취득한 딸을 건강보험 피보험자로 올려놓고 보험 혜택을 받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건강보험 적자 문제를 책임져야 할 주무 장관으로서 부적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장관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김 후보자에 대해서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에 제동을 걸었다. 보고서가 없어도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이후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전례가 없었다는 점이 이 대통령에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대여(對與) 공격수로 떠오른 강금실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지역·학교 편중 인사로 물의를 빚었음에도 또다시 국정원장에 고대 출신의 영남 인사를 앉힘으로써 청와대 민정수석, 국정원장,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사정 라인=‘영남 브러더스’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유신 말기 10·26 사태 당시 법무부 장관, 내무부 장관, 중앙정보부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전부 영남이었다”며 “국민이 숨도 쉴 수 없었던 정권 말기 현상이 어떻게 정권 초부터 나타나느냐”고 따졌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이 “(장관 인사 파문이)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한 데 대해 “일말의 책임이 여권에 있다면 나머지 책임은 도대체 누구에게 있다는 말이냐. 대통령이 그런 표현을 쓰면 인사에 실망한 국민을 위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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