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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민 목소리 놓치는 일 없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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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관계기사 3, 6면>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해 임명이 늦어졌고, 낙마 사태로 공석이 된 장관 세 자리에 대한 추가 인선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처받은 출범’의 배경엔 총선을 겨냥한 야당의 전략적 접근 의도도 숨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새 정부의 청와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승수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회는 한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사진 왼쪽부터 류우익 대통령실장, 이 대통령,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김중수 경제수석, 총리 부인 홍소자 여사, 한 총리, 박재완 정무수석 내정자. [김경빈 기자]


부실한 인사 검증과 함께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에서 보여 준 매끄럽지 못한 정무적 업무 처리 책임은 일차적으론 청와대에 있다. 이 대통령도 29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다소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고, (인사 검증 관련)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이런 점을 일부 시인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유인촌만 빼면 재산은 많은 편이 아니다”거나 “청와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야당으로서 검증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해명으로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켰다.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빠진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방증이다.

숭실대 강원택(정치외교) 교수는 “새 정부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인식이 짧았다”며 “똑똑한 사람을 써서 성과를 내는 것 못지않게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정책이 추진력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간을 낭비할 게 아니라 하루라도 일을 해 나가면서 개선해야 하고, 국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특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못 듣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비서관들이 현장 감각이 떨어지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가 안 들리지 않도록 특별히 酉쪄灸鏶굅?당부했다.

인사 파문의 핵심이 ‘국민 정서’를 배려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만큼 국민의 감정과 쓴소리를 여과 없이 듣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는 셈이다. 강원택 교수는 “한시바삐 국정의 고삐를 다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회, 한승수 총리 임명동의=29일 본회의에서 한승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찬성 174, 반대 94, 기권 1, 무효 1표로 가결됐다. 재적의원 298명 가운데 270명이 참석했고 소속 의원 125명이 표결에 참여한 통합민주당은 40여 명 안팎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 후보자의 찬성률 64.4%는 최근 5년간 총리 인준 표결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최상연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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