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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서백두까지>上.눈길로 오른 聖山 신비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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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반도 어디서나 봄기운이 만연한 가운데 백두산 천지는 하얀 눈으로 덮여 민족 성산(聖山)의 기상을 보여주었다.
재미산악인 금강산.백두산등반대(대장 朴相潤)가 지난달 4월20~30일 북한에 머물며 산악인으로 백두산과 금강산을 처음 등정했다. 등반대는 백두산.금강산.묘향산 세곳을 등반할 계획이었으나 평양축전(국제체육문화축전)에 참가한 관광객들의 묘향산 관광 때문에 교통편에 문제가 생겨 백두산.금강산 두곳의 등정에 만족해야 했다.
등반대는 분단후 처음으로 금강산에서 텐트를 치고 1박하는 기록을 남겼다.백두산의 눈길을 스노모빌로 이동한 것도 첫 기록에해당된다.
4월22~24일 진행된 금강산 등반에는 북한의 조선기록영화촬영소 촬영팀이 동행해 북한당국이 이 등반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시사했다.
등반대가 구룡폭포에서 두팀으로 나뉘어 한팀(4명)은 구룡폭포우측의 암벽 2백50m를 암벽등반으로 올라 상팔담까지 올라가고,다른 팀(10명)은 장군봉밑의 전망대 하단에서 텐트(3개)를치고 1박한뒤 비로봉밑을 돌아 집선봉 계곡으로 하산한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암벽팀은 암벽길에 「동서남북길」이란 이름을 붙였다.미국 동서부 지역인 뉴욕.LA한인산악회가 공동으로 등반대를 조직해 백두산.금강산에 올라 남북통일을 기원한다는 뜻에서였다.
4월25일로 예정된 백두산 등반은 이 일대의 눈때문에 하루 늦어졌고 이 때문에 2박예정 코스를 1박으로 줄였다.
26일 평양의 순안비행장을 출발,1시간20분만에 삼지연비행장(군용)에 도착해 백두산 등반길에 올랐다.
이날 오후2시30분쯤 백두산밀영 근처에서 스노모빌을 타고 30분 거리인 백두역에 도착했다.스노모빌은 모두 6대였고 일본제「야마하」였다.
〈金慶培 뉴욕산악회 고문〉 일행과 짐을 모두 옮기는데 스노모빌이 세차례 왕복했다.
백두역은 정상 밑의 향도역까지 잇는 삭도(지상케이블카)용 간이역이다.총연장 1.2㎞의 삭도는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백두산 관광에 이용된다.
등반대는 이 길을 1시간반만에 걸어 올라가 향도역에서 1박하고 이튿날 백두산 천지를 에워싼 장군봉.향도봉을 등반하고 평양으로 귀환했다.
중국이 아닌 북한땅을 거쳐 겨울 백두산을 등반한 감격을 맛본뉴욕한인산악회 고문 경경배(金慶培)씨가 中央日報에 사진을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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