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은 베트남 종전(終戰)20주년을 맞는 날이다.종전일을 앞두고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근착 라이프誌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72년 당시 AP 사진기자가 찍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이 됐던「네이팜彈의 소 녀」속의 주인공을 만나 근황을 전했다.
『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달리기 시작했어요.옷은 이미 불타기 시작했고 손으로 옷을 찢어 던지며 계속해 달릴 수밖에 없었죠.』 베트남戰이 한창이던 72년 6월.미군은 월맹군이 포위하고 있던 베트남의 트란 방 마을에 네이팜彈을 쏟아부었다.AP사진기자였던 니크 우트는 불붙은 옷을 찢어던지고 나체로 뛰쳐나오던 당시 9세의 소녀 판 티 킴 푹의 처참한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이후 이 사진이 전세계 신문에 실리면서 킴 푹은 베트남戰의 비극을 온몸으로 보여준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킴 푹은 라이프誌와의 인터뷰에서『그러나 사진 속의 내 모습은단지 고통의 시작이었을 뿐』이라며 기억하기조차 싫은 그후의 성장과정을 회상했다.
킴 푹은 사진을 찍은 우트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이미 등.목.팔은 심한 화상을 입어 원상회복할 길이 없었고 그후 몇개월동안 죽은 피부를 제거하는 고통스런 치료를 참아야 했다. 『사춘기 시절 거울에 비친 화상(火傷)을 볼 때마다 울음을 터뜨렸다』는 킴 푹은 쿠바에서 보낸 학창시절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도『나는 어느 누구와도 사랑하고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때문에 6년동안 친구로만 지냈다고 고백했다.
지난 92년 캐나다로 건너간 킴 푹은 현재 32세로 젖먹이 아들 하나를 둔 엄마.
『내 아들의 이름은 후안.베트남語로「앞날의 희망」이라는 뜻이죠.나는 내 아들에게 엄마와 엄마의 조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생각입니다.』 베트남戰 종전 20주년을 맞는「네이팜彈의 소녀」킴 푹의 굳은 각오다.
〈申藝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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