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리 賣物급증 株價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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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증권사에서는 담보부족계좌수도 함께 급증하고 있어 신용융자종목의 정리매물이 주가를 압박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말하자면 매물이 매물을 부르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던 담보부족계좌수가 지난 주말부터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S증권의 경우 지난 7일 2백70개에서 20일 90여개로 줄어들었던 담보부족계좌수가 22일 2백20여개로 급증하는등 대형증권사에서는 하루 1백여개씩의 담보부족계좌가 생기고 있다는 것.한편 연초 1조8천억원에 육박하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5일 1조5천8백5억원을 저점으로 다시 늘어나 22일에는 1조6천6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이에대해 시장관계자들은 약세장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중 하나라고 설명한다.즉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에 신규 신용투자가 생기고 기존 신용투자자들도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일단 주식을 처분한 후 다시 신용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융자잔고는 늘 고있다고 설명한다.이 과정에서 주가가약세를 보인 개별종목을 중심으로 담보부족계좌가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이 결과 신용투자에 대한 정리매물이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삼성증권 투자분석부 김선정(金善廷)팀장은『신용만기 나 담보부족에 따른 매도물량은 동시호가때 하한가로 주문을 내기 때문에 주가형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특히 거래가 부진할 때는 그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것.실제로 최근 거래부진에 따라 전체거래량중 신용거래분을 나타내는 신용공여율이 지난달 25%수준에서 다소 늘어난 30%선을 넘나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주까지는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신주상장이 몰려있는데다 일부업종의 부도여파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수급사정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것.
그러나 신용융자 만기분에 대한 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돼 증시부담은 차츰 가벼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지난 1월 개별종목에 집중됐던 신용투자가 4월중 만기를 거치면서 2천억원정도 감소해 급매물의 정리는 일단락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용융자물량이 많은 은행주와 건설주등의 일부 주가는 바닥다지기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金昌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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