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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한폭탄 광신집단만 200개-환각상태 잠재적 살인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난19일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사건은 회교근본주의자들의 소행일 것이라는 당초 美수사당국의 예상을 빗나가 미국내 극우단체의 범행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이들이 사교집단의 특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점은 지난달 도쿄(東京)지하철역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집단이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광신집단인 오움진리교인 점과 연결되면서 광신교도 집단이 지구촌 전역을 휩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은▲철저한 세뇌교육과▲가족과의 분리등을 통한 공동생활을 통해▲각종 기부행위를 강요당하면서도▲탈퇴는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카리스마적 지도자의 명령를 맹종하며▲환각상태에서 스스로의 사고를 조작당하고 있다는 것이 시카고에 본부 를 둔 광신교 집단 감시네트워크의 주장이다.
정치적인 테러의 경우 테러 대상이 한정적이지만 이들의 관점에서 볼 때「타락한 사회전체」가 처단의 대상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지구촌 어디에서 언제든지 끔찍한 대량살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입증됐듯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극우단체의 기승이다.
주로 주별로 구성된 이들 조직은 우선 美연방정부의 각종 규율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활동을 추구하는 反연방的 準군사조직이다.
이들은 연방정부의 징세조차 반대하며 자체적인 치안유지등을 표방하면서 군대식 규율로 조직을 운용하고 있다.또 AK-47소총과 9㎜반자동등 자체 보유한 각종 무기로 무장,인종청소등을 내세워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93년 텍사스州 웨이코 집단자살극으로 막을 내린다윗파의 행동에 심취해 있었던 점도 유의할만한 사항이다.
이번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기구청사 폭파의 배후로 드러난 미시간민병대의 경우 지난해 침례교목사인 노먼 올슨(48)에 의해 조직돼 미시간州 전역에 1만2천명의 대원이 확보돼있다.
이밖에 ▲92년 조직된 몬태나 민병대▲93년 조직된 텍사스민병대▲대원5백여명으로 추정되는 플로리다 민병대등 현재 파악된 9개 극우조직을 포함,최소한 20여개의 조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아직 광신교집단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미국의 단체는 줄잡아 2천개.이중 2백개 집단이 언제든 대규모 무차별 살상극의주역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이 캘리포니아大 리처드 옵셔(사회학)교수의 진단이다.
미국내 대표적인 광신집단은 美국립공원1호인 와이오밍州 옐로스톤 국립공원안에 있는「우주및 승리교회」다.
이들은 수십개의 지하대피소를 마련,7년분의 식량과 무기및 의약품을 대량저장하고 있다.아직까지 이렇다할 집단범죄는 없었지만要감시 대상이다.
이 집단을 심층 추적하고 있는 로널드 엔로스(웨스트몰랜드大)교수에 따르면 신원이 잘알려지지않은 여성교주의 카리스마에 의해운영되는 이 사교집단은 완벽한 격리생활로 세상과 담을 쌓고 오직 극도의 광신적인 교리생활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60년대 캘리포니아州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렸던 이른바「신의 아이들」이란 집단은 요즘도 가끔씩 어린이 강제노역과 신자에 대한 성적 학대등으로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가족간 대화금지 「자유해방 기독교인」과「평화의 창조자」라는 단체도 역시 성적 학대와 가족간의 대화금지등 상식을 초월한 교리로 물의를 빚는 광신집단이다.
특히 최근 이들의 행보가 뚜렷이 주목되는 것은 기독교의 이른바「천년왕국설」「세기말 사상」등의 발호로 인해 대형테러사건의 빈발이 우려된다는 것이라고 국제광신도교육계획프로그램의 마르샤 루딘연구원은 주장한다.
결국 이들 광신집단의 지도자들은 2000년을 세계의 종말로 주장하면서 세계가 급변하는 요즘을 기점으로 뭔가 한건을 해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尹在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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